[주말 TV영화/2일]‘아멜리’ 外

  • 입력 2005년 10월 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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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발음마저 상큼한 이름의 여배우 오드리 토투가 주연한 이 영화는 마치 초여름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사랑스럽다. 그 큰 눈망울을 굴리며 “사랑해서 심장이 아파”라고 고백하는 그녀.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선택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돌려준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아멜리’는 그녀로부터 시작해 그녀로 끝맺음되지만 결코 부족함이 없이 충만하다.

남을 기쁘게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은 선행과 귀여운 악행을 저지르는 그녀. 그녀의 행동은 엉뚱할수록 오히려 매력으로 공감된다. 이를테면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이웃 아주머니에게 남편을 가장해 사랑의 편지를 써 주거나 불친절한 가게 주인을 골탕 먹이기 위해 구두의 끈을 묶어 놓는 따위의 귀여운 범죄 말이다.

엉뚱함은 자신의 사랑을 호소하는 데 있어서도 드러난다. 귀여운 스토커처럼 그녀는 마음에 둔 남자에게 유인의 편지를 보내 추적하고, 훔쳐보며, 기뻐한다. 여러 장소에 쪽지를 숨겨 두어 남자를 유인하는 아멜리의 방식은 따라해 보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애교 넘친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점은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이토록 탁월한 그녀도 자신의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무방비하다는 사실.

등장인물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근접된 카메라 앵글이나 다소 동화적인 음악도 주목할 만하다. ‘증오’로 알려진 마티외 카소비츠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로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피곤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줄 달콤한 환각으로 판단돼 추천한다. 원제 ‘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2001년). ★★★★

◆천사탈주

‘크라잉 게임’을 만든 닐 조던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댐 저수지에 떨어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투신한 로버트 드니로가 방류되는 물줄기에 휩쓸려 내려가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다. 게다가 희디흰 분말로 흩어지는 물줄기를 후광 삼아 낙하하는 성모 마리아상이라니. 이 압도적 장면의 힘만으로도 영화는 보통의 수준을 훌쩍 초월해버린다.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감동을 직접 목격해 보길 권한다. 원제 ‘We're No angels’(1989년). ★★★★강유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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