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Dr.Kim의 시원한 性의학]가벼운 질환도 감추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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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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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행위를 한 자는 입학을 불허하며, 몽정을 경험한 생도는 엄벌에 처한다.

철저한 금욕이 요구되는 가톨릭 신학교의 규정이 아니다. 1940년 제정된 미국 해군대학교 규정이다. 성의 자유국가로 평가받는 미국은 20세기 초까지 엄격한 청교도적 윤리관이 지배하는 금욕의 땅이었다.

아일랜드에 대기근이 덮친 적이 있다. 19세기 중반이었다. 이른바 감자 마름병(감자역병균)으로 인해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미지의 땅인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민을 떠났다. 그들이 오늘의 미국을 탄생시킨 주역이었다. 이런 연유로 초창기 미국 사회는 근검절약과 종교적 신념이 강한 사회였다.

오늘날과 같은 성의 개방과 자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적인 부국이 되면서부터 누리게 됐다. 특히 1920년대 미국 사회에 성범죄가 증가하자 봉건적인 성 모럴을 강조하는 풍조가 팽배했다. 자위행위는 물론이고 이성교제도 불순행위로 처벌할 정도였다.

성교육은 18세 이상이 되어야 실시했다. 심지어 처녀성을 상실했거나 음란파티에 참석한 여성을 가려낸다는 구실로 마녀사냥을 일삼았다. 당시 종교적 금욕주의자들은 처녀들을 모아 놓고 맨발로 강을 건너게 했다. 물에 뜨지 않으면 마녀라고 지목하여 태형을 가했다. 모든 여성이 음란한 존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자위와 몽정을 불법으로 봤던 미국처럼 유럽에도 성의 암흑기가 있었다. 자위를 못하도록 정조대를 만들어 사춘기 소년과 소녀에게 채웠다. 또 자위를 하면 성불구가 되거나 나중에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근거 없는 미신을 퍼뜨렸다.

자위로 인해 성불구자가 되지는 않는다. 임신 능력을 상실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적당하고 적절한 자위행위는 성적 긴장감이나 충동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사춘기에는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자위를 빨리 하기 쉽다. 이런 습관이 실제의 성생활에서 조루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남성이 겪는 조루는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이다. 선천적으로 예민한 감각 탓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 같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원인에 따라 치료하면 간단하게 개선이 된다.

문제는 자존심 때문에 이를 감추고, 치료를 미루면서 커진다. 성생활 자체를 기피하거나 성생활에 대한 부담감으로 발기 장애까지 일으킨다. 자신의 의지로 사정을 어느 정도 조절하지 못한다면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김재영 퍼스트비뇨기과 원장
김재영 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수면 중에 성적 흥분을 하는 꿈을 꾸고 사정하는 몽정은 의학적으로는 야간 유정(遺精)이라고 한다. 성욕의 생리조절 현상이다. 미혼이라면 한 달에 2∼3회 경험하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벼운 성적 자극으로 쾌감이 따르지 않거나 또는 발기되지 않고 사정하는 주간 유정 또는 각성 유정은 심각한 질환이다. 원인은 전립샘이나 척수의 질환, 과로다. 지나친 자위나 신경쇠약, 공포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간 유정 횟수가 잦으면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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