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잠이 보약! 나이 들수록 잠 잘 자야 치매―당뇨 위험 줄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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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 약/수면장애치료제 ‘서카딘’

충분한 수면은 뇌와 신체의 건강에 필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면장애를 겪는 비율은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치매 환자가 멜라토닌을 보충하면 수면장애를 덜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DB
충분한 수면은 뇌와 신체의 건강에 필수지만 나이가 들수록 수면장애를 겪는 비율은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치매 환자가 멜라토닌을 보충하면 수면장애를 덜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동아일보DB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자연 치유된다. 기분 나빴던 기억은 정리되고 필요한 정보는 조직적으로 정리된다. 육체의 피로 해소도 동시에 이루어진다. 말 그대로 ‘보약’인 셈이다.

반면 잠을 잘 못 자 면역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면 치매·당뇨·암 등 각종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잠을 더 잘 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수면 부족, 알츠하이머병과도 연관

22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단받은 60대 환자는 8만3910명으로 1000명당 17명을 기록했다. 전 연령 평균(9명)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수면장애는 심각해진다. 70대 환자는 26명, 80대 이상은 30명이었다. 이처럼 높은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하는 수면장애는 알츠하이머병과도 연관이 깊다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지난해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팀(현 건국대병원장)은 쥐를 정상 그룹과 수면 부족 대조군 그룹으로 나누어 인지 능력을 알아보는 ‘모리스 수중미로실험’을 통해 수면 부족이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실험 결과 수면 부족 상태인 그룹은 탐색시간, 오류, 경로의 길이, 수용 속도 등 모든 분야에서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염증세포 반응을 비롯해 산화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도 증가했다.

반면 정신지체와 자폐증을 막는 단백질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 결핍이 인지기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자폐와 같은 신경질환 발생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하지만 수면 부족 상태에서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투여받은 또 다른 그룹은 정상 그보다 실수 없이 빠른 속도로 섬을 찾는 등 인지능력이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한설희 원장은 “숙면 중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독성단백인 ‘아밀로이드’가 체외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멜라토닌 혹은 유사 물질들을 숙면을 취하지 못한 수면장애 환자에게 투여하면 알츠하이머병이나 자폐증의 치료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인 및 치매 환자, 멜라토닌 수치 현저히 낮아


멜라토닌은 수면을 관장하는 뇌 속 호르몬이다. 아침에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면서 뇌가 깬다. 반대로 빛이 없는 저녁에 분비량이 늘어 ‘밤의 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멜라토닌은 잠을 자는 7∼8시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유지하면서 몸의 열을 떨어뜨리고 혈압과 혈당을 수면에 적합한 상태로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거나 적게 분비되면 잠들기 힘들고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이 감소하는데, 50대가 넘으면 20대의 절반 수준밖에 분비되지 않는다.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같은 연령의 노인보다도 멜라토닌 수치가 5분의 1 정도로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토닌 수치가 낮으면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신체의 면역력 및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것.

멜라토닌 보충으로 개선 효과


영국정신약물학회는 55세 이상의 수면장애 치료에 멜라토닌을 1차 치료제로 투여하길 가이드라인으로 권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멜라토닌이 건강기능식품으로 나와 있어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 멜라토닌은 2∼3시간 방출 후 소멸되기 때문에 수면시간 전체에 작용하지 않아 수면효과가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에서 복용 가능한 멜라토닌으로는 전문의약품 ‘서카딘’이 있다. 서카딘은 인체의 멜라토닌과 유사하게 개발되어 8∼10시간 서서히 방출하면서 수면시간 전체에 작용한다. 이로써 건강기능식품 대비 우수한 수면효과가 입증되어 2년전 국내에 출시되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기존 수면제는 뇌에 직접 작용해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는 데 비해, 서카딘은 뇌에 직접 작용하지 않는 비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근본적인 수면의 질을 개선하여 뇌와 신체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경도-중등도 치매 환자가 복용 시 인지기능과 수면효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슬립수면클리닉 신홍범 박사는 “잠을 잘 못 자면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약화되고, 면역력이 저하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는데 이는 그만큼 신체의 자연 치유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노인이나 치매 환자의 경우 기존 향정신성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할 때 생기는 중독·내성 부작용이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health&beauty#아하 이약#서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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