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난치병]<2부>어떻게 치료하나…⑦선천성 면역결핍증

  • 입력 2004년 9월 19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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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이(9)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환자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항문 주변에 감염으로 인한 고름이 생겼다. 세 살 무렵에는 림프선염, 폐렴, 장염 등이 잇따라 발생해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다섯 살 때부터 인터페론 주사를 맞았다. 얼마 동안은 감염증상이 덜 나타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식도감염으로 다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병마와 싸우다보니 다른 아이들보다 초등학교 입학이 1년 늦었다.

성진이 부모를 힘들게 하는 게 또 있다. 네 살 아래인 동생 역시 성진이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것.

▽선천성 면역결핍증이란=정상인이라면 항체를 만들거나 균을 잡아먹는 등 면역기능을 갖추고 태어난다. 그러나 10만명당 1명꼴로 그렇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다. 이를 선천성 면역결핍증이라고 한다. 70여 종이 있으며 그 중 ‘항체면역결핍증’이 가장 많다.

태어날 때부터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염에 대처하지 못하면 몇 달 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폐렴, 골수염, 뇌막염, 림프선염, 중이염, 간농양, 뇌농양 등이 발생한다. 정상인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균이 이 병 환자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감염증상은 항체면역결핍증의 경우 생후 6개월 이후부터, 그 밖의 결핍증은 생후 1개월 이내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전자 이상이 병의 원인이다. 또 유전되는 경향이 있어 한 가족에 여러 환자가 생기기도 한다. 일부는 유아기 때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가 성장하면서 병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항체면역결핍증은 매달 정기적으로 면역 글로불린 주사를 맞으면 성인이 될 때까지 어느 정도 정상적 생활이 가능하다.

다만 나머지 결핍증에 대해서는 항생제와 항진균제 주사 외에는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결국 감염이 생겼을 때 얼마나 빨리, 제대로 조치를 취하느냐가 관건이다.

조혈모세포를 이식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 치료는 아니다. 최근에는 환자의 면역세포에 정상 유전자를 이식하는 유전자치료가 시도돼 희망을 지피고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과 김중곤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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