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고화질 TV "PC 모니터 비켜라"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7시 35분


신제품발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도우미와 함께 대형 PDP TV에 연결된 삼성전자의 ’미디어센터’ PC MT20을 작동해 보고 있다. TV에 연결된 PC는 기존 PC기능에 고화질 방송의 기능을 일부 겸하고 있어 그 동안 TV가 독점해온 ‘거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제공 삼성전자
신제품발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도우미와 함께 대형 PDP TV에 연결된 삼성전자의 ’미디어센터’ PC MT20을 작동해 보고 있다. TV에 연결된 PC는 기존 PC기능에 고화질 방송의 기능을 일부 겸하고 있어 그 동안 TV가 독점해온 ‘거실’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제공 삼성전자
“PC를 구입하려고 하는데요.” “혹시 모니터도 필요하십니까?” “아니오, TV로 볼 겁니다.”

머지 않아 PC 매장에서 고객과 주인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갈 것같다.

최근 고화질TV 보급이 늘면서 15∼17인치 모니터 대신 30∼50인치 TV를 영상출력 장치로 활용하는 PC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터넷서비스 업체들도 대형화면을 염두에 둔 고화질 영화서비스를 앞다투어 내놓으며 ‘거실’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싸움이 치열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TV보급대수는 약 2000만대. PC모니터 수준의 깨끗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고화질TV도 약 100여만대가 보급됐으며 2005년에는 23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전산원의 ‘2002 국가정보화백서’에 따르면 2000년 국내 PC보급대수는 1862만대이며 현재 보급대수는 TV 보급대수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최근 초고속 인터넷 사용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PC는 사실상 TV와 같은 미디어로 성격이 바뀌었다.

파일 압축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을 통해 PC에 전달된 영상물의 크기와 품질이 방송주파수로 TV에 전달된 것보다 오히려 좋아졌고, TV는 TV 나름대로 화질이 개선되면서 PC화면의 작은 글씨를 또렷이 표시할 수 있게 됐다. TV로 뉴스와 드라마만 보란 법은 이제 사라진 것이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공부방의 PC에서 재생한 화면을 별도의 선을 연결하지 않고도 거실의 TV로 볼 수 있는 무선네트워크 어댑터 ‘플레이@TV’를 개발했다. 인터넷이나 DVD롬 드라이브 등으로 PC에서 재생한 화면과 음성을 거실의 TV와 오디오로 감상할 수 있는 장치로 내년 1월 40만원대에 판매한다. 삼보측은 “고화질TV PC 등 기존 인프라가 좋기 때문에 월 1만대 이상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하고 최근 내놓은 ‘미디어센터’ PC MT20은 홈시어터 시스템과 연결하도록 디자인됐다. MS의 ‘윈도XP 미디어센터 에디션’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는 이 PC는 기본 내장된 동영상 재생장치 ‘윈도미디어플레이어9’가 영화를 DVD와 유사한 품질의 화면에 돌비 디지털 5.1 스테레오 음향으로 인터넷상에서 재생한다.

‘미디어센터’ 등 인프라를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콘텐츠도 봇물. KT는 ‘홈미디어’라는 브랜드로 메가패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고화질 영화를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KT의 별도 고속 인터넷망인 CDN을 통해 영화를 ‘윈도미디어플레이어9’ 형식으로 전송, ‘미디어센터’나 ‘플레이@TV’ 등을 갖춘 고객이 거실에서 DVD 수준의 영화를 볼 수 있게 했다. ‘공공의 적’ ‘신라의 달밤’ 등을 제작한 씨네마서비스와 제휴, 인기 영화의 인터넷 개봉 시기를 앞당기고 교육 오디오 등 각종 양방향 서비스도 준비중.

하나로통신과 하나포스닷컴, 두루넷과 코리아닷컴 등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계열 브로드밴드 포털 업체도 인터넷망과 미디어센터, TV를 활용하는 영화 교육 드라마 등 각종 양방향 콘텐츠를 제공하는 ‘양방향 디지털방송’을 시작했다.

한편 최근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도 내년 중에 파워콤 망을 이용한 디지털방송을 시작한다는 방침이어서 2003년에는 지상파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인터넷서비스 , 하드웨어 업체들의 ‘거실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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