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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숲 속의 가수왕’ 나이팅게일

입력 2018-11-06 03:00업데이트 2018-1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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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코너를 통해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에 묘사된 찌르레기 소리, 라모의 피아노곡에 들어 있는 닭 울음소리 등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고금의 음악 작품에는 수많은 동물의 소리가 들어 있지만, ‘새가 노래한다’라는 표현에서 보듯 음악가들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동물은 역시 새들이죠.

새들도 종류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서양 음악가들이 가장 사랑한 새는 무엇일까요? 찌르레기, 홍방울새 등이 음악 속에 출연하지만 가수왕은 역시 나이팅게일(사진)과 뻐꾸기입니다. 뻐꾸기의 노래는 높낮이가 다른 두 음을 연속해 내기 때문에 단순해서 인식하기 쉽고 정답게 들립니다. 반면에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훨씬 호화롭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음악 작품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높은 음에서 시작해 잠깐 소리가 내려오고서는 모차르트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 못지않게 높고 낮은 음이 교차하는 콜로라튜라(사람의 목소리로 목관악기의 어려운 기교를 흉내 내는 기법)를 선보입니다. 이 새는 한반도에 서식하지 않지만, 저는 그 노랫소리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가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1924년) 2악장에서 녹음된 나이팅게일 소리를 재생하도록 악보에 적어놓았기 때문이죠. 베토벤이 교향곡 6번 ‘전원’ 2악장에 묘사한 새소리도 뻐꾸기와 메추라기, 그리고 나이팅게일의 노래였습니다.

성악곡 속에서도 나이팅게일은 각별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7일 열리는 소프라노 손가슬 독창회는 후반부에 이 새를 위한 특별한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을 묘사하는 성악곡만 세 곡을 연속해서 소개하는 거죠. 슈베르트의 ‘나이팅게일에게’, 레이날도 한의 ‘라일락 나무의 나이팅게일’, 크레네크의 ‘나이팅게일’을 불러줄 예정입니다. 빈 국립음대 교수인 찰스 스펜서가 반주를 맡고, ‘역사상 가장 어려운 콜로라튜라 아리아’라는 평을 받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 중 ‘고귀하신 공주님’이 프로그램 마지막 곡으로 연주됩니다.
 
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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