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산업 간 경계 허무는 ‘플랫폼 혁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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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 가져온 가장 놀라운 변화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이었다.―플랫폼 레볼루션(마셜 밴 앨스타인 외·부키·2017년)》

플랫폼 레볼루션은 세계 산업지도를 통째로 흔든 플랫폼 비즈니스를 분석했다. 유튜브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아마존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플랫폼의 위력은 기존 산업 간 경계선을 변경하거나 아예 없애는 데 있다.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는 것도 특징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전달이 한 방향으로 이뤄지는 전통적인 ‘파이프라인’ 방식에 비해 플랫폼 비즈니스는 여러 면에서 효율성을 띤다. 게이트키퍼가 사라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과거 출판사들은 어떤 책을 내놓을지 결정할 때 편집자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존 킨들 플랫폼에서는 많은 사람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책의 흥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산업의 전통적인 관행을 바꾸기도 한다. 호텔 업체들은 빈 객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재고 관리 역량을 기르려고 애쓰지만 에어비앤비는 아예 재고가 없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의 위력은 점점 더 커져 국경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통신 사업자 중 한 곳인 KT만 해도 미디어 부문에서는 새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 국내 경쟁자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기업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맞서야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초지능·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플랫폼의 위력은 더 커질 것으로 진단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그 특성상 승자 독식 구조가 필연적인 것처럼 보인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한쪽의 증가가 다른 쪽의 수를 늘리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은 후발 주자였고 비메오는 동영상 제작 도구 및 고화질을 제공하며 유튜브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기존 기업은 물론이고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 모두가 한 번쯤은 깊게 이해하고 가야 할 얘기들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플랫폼#플랫폼 레볼루션#마셜 밴 앨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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