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성공에는 시간 걸려… 실패하는 데 시간을 써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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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의 자유를 위해 당신은 닷새 동안의 노예생활을 감내하고 있다(5 대 2 거래). 7 대 0(7일을 일하되 하루도 쉬지 않음)의 비율로 살더라도 30대에 억만장자가 되어 은퇴할 수 있다면, 그런 부의 추월차선 위를 달려야 하지 않겠는가. ―부의 추월차선(엠제이 드마코·토트출판사·2013년) 》

“쟤는 좋겠다.”

한 재벌가 2세가 야구장에 자신의 딸을 데려온 사진을 보고 누리꾼들이 남긴 댓글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누구나 다 아는 부자이니, 그 재산을 상속받을 것이 틀림없는 그 아이의 인생이 너무나 부러웠기에 이런 댓글이 길게 달렸던 것이리라. 그런 맘으로 다시 이 짧은 댓글의 배후를 살피면 좀 까마득해진다. 부는 당연히 그렇게 상속받는 것이지, 댓글을 단 누리꾼들처럼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어떤 것이 되어버린 것인가.

한국에서는 어쩌면 이런 진단이 그리 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국의 1조 원 이상 상위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니 상속 부자가 80%에 이르고, 자수성가한 부자의 비율은 20%에 그쳤다 한다. 반면 2011년 포브스의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는 그 비율이 오히려 역전된다. 부자의 80%가 자수성가한 사람들인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은 휠체어 탄 백만장자를 부러워하지 말라는, 자수성가한 미국 벤처사업가가 일러주는 ‘부자의 길’을 그 내용으로 한다. 책표지에 쓰인 카피가 우리 젊은 직장인들의 심금을 울릴 만하다.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공무원이 되었다고 당신의 인생이 성공했다고 착각하지 마라. 그래 봤자 일주일에 5일을 노예처럼 일하고, 노예처럼 일하기 위해 2일을 쉰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 40년 후를 기약하라는 충고보다 ‘성공에는 시간이 걸린다. 실패하는 데 시간을 써라!’는 인터넷 억만장자 엠제이 드마코의 추월차선 스토리가 우리 시대에는 잘 어울린다. 자수성가한 부자 80%의 그날까지, 우리 사회가 역동적으로 꿈틀거렸으면 좋겠다.

박유안 번역가
#부의 추월차선#박유안#책속의 이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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