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인의 ‘구어메 투어’]<9>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클로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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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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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엘리’ 입구에 들어서면 신선한 재료와 셰프들이 일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보인다. 주방의 높이가 테이블과 같아 손님과 셰프는 수평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바앤다이닝 제공
‘클로엘리’ 입구에 들어서면 신선한 재료와 셰프들이 일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보인다. 주방의 높이가 테이블과 같아 손님과 셰프는 수평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바앤다이닝 제공
올 2월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베이킹 대회(SIGEP Bread Cup)가 열렸다. 이스라엘 대표팀은 베이킹과 비스킷 부문에서 1등을 차지했다. 프랑스 독일 등 미식 강국을 제친 의외의 결과였다.

이스라엘은 여러 나라의 요리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독특한 미식 국가다. 전 세계에서 이주해온 유대인과 아랍인 덕분이다. 최근에는 젊은 셰프들이 세계 여러 곳에서 음식을 배워 돌아오고 있다. 이들 덕에 이스라엘 음식문화의 지평도 넓어지고 있다.

행정 경제적 수도인 텔아비브에는 10여 년 전 2, 3개였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100개에 이른다. ‘클로엘리’가 있는 곳도 텔아비브다. 미국 와인 전문잡지 ‘와인 스펙테이터’는 ‘와인 레스토랑 어워즈(Wine Restaurant Awards)’를 매년 발표하는데 클로엘리는 이스라엘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 식당은 2008년부터 3년간 ‘원 글라스’(Award of Excellence)를 받았다. 이스라엘에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이스라엘 출신의 유명한 와인평론가 다니엘 로고브도 이 식당을 높게 평가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클로엘리’의 스타터 메뉴 중 하나. 프랑스 요리의 정교함과 지중해의 신선함이 녹아 있다. 바앤다이닝 제공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클로엘리’의 스타터 메뉴 중 하나. 프랑스 요리의 정교함과 지중해의 신선함이 녹아 있다. 바앤다이닝 제공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클로엘리에 대한 믿음이 시작됐다. 식당 입구에는 냉동되지 않은 생선과 해산물이 전시돼 있다. 신선도를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재료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 이곳은 늘 만석이다.

오너 셰프인 빅토르 글로헤르의 이력도 독특하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이스라엘과 프랑스를 거치며 요리를 배우다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10년간 지중해 요리를 배워 지금의 클로엘리를 열었다. 다국적 특성의 이스라엘 요리만큼 그의 이력도 복합적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클로엘리 요리는 지중해의 신선함이 큰 특징인 동시에 프랑스 요리의 정교함이 뒷받침돼 있다. 프렌치 조리법이 건물의 뼈대를 이루고 여기에 지중해 식재료가 얹어졌다고 할까. 클로엘리에서는 짧은 역사이지만 저만의 미식문화를 만들어내려는 열정이 가득한 이스라엘을 맛볼 수 있다.

미식·여행매거진 바앤다이닝 편집이사 hiro@barndin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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