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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천변만화]<11>웹툰 ‘더 파이브’ 연재 정연식 씨

입력 2011-06-13 03:00업데이트 2011-06-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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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감독 경력에 시나리오 - 동화까지…
“만화가보다 ‘스토리텔러’라 불러주오”
정연식 작가는 앞으로 만화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스토리 기획과 연 출만 본인이 하고 실제 작업은 후배 작가들이 하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정연식 작가는 앞으로 만화 프로듀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스토리 기획과 연 출만 본인이 하고 실제 작업은 후배 작가들이 하는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사랑하는 남편이 내 앞에서 피범벅이 된 채 죽었다. 하나밖에 없는 딸도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맞은 채 숨졌다. 집으로 쳐들어온 살인마에게 가족을 모두 잃고, 나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평생 착하게 살았는데, 이제야 행복의 끄트머리를 잡았다고 믿었는데, 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이런 고통을 안겨준 살인마에게 어떻게 복수할 수 있을까.”

한 인터넷 포털에 연재 중인 웹툰 ‘더 파이브’는 사이코패스에게 온 가족을 잃고 자신도 불구가 된 여성 ‘은아’가 여러 인연의 끈으로 얽힌 네 명의 도움으로 복수해 나가는 내용이다. 은아를 포함해 다섯 명이 복수에 관여해 제목도 ‘더 파이브’가 됐다. 아직 초반이지만 영화 ‘추격자’를 연상케 하는 긴박감,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잔인성과 공포감, 빠른 스토리 전개로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만난 정연식 작가(44)는 이 작품이 공포물이나 스릴러물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한 여자의 슬프고 처절한 사연을 담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1년여 동안 경찰서와 병원, 도서관 등을 다니며 사이코패스에 대해 취재했어요. 당시도 그랬지만, 지금도 은아를 생각하면 자꾸만 슬퍼져 빨리 연재를 끝내고 싶을 정도죠.”

정 작가는 1999년 스포츠지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만화가로 데뷔했다. 2005년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달빛구두’를 웹툰으로 연재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만화가라고만 하기엔 그의 활동 분야가 꽤 넓다. 만화가로 데뷔하기 전엔 4년간 CF 감독으로 활동했고, 여덟 살 딸아이를 위해 동화를 짓기도 했으며, 대학 때 같은 밴드에서 활동한 친구와 함께 만화 OST 작업도 한다. 영화처럼 웹툰에 배경음악을 넣는 것이다. 이런 폭넓은 활동 때문에 그 스스로는 자신이 만화가보다는 ‘스토리텔러’로 불리길 원한다.

2006년부터 ‘달빛구두’의 영화화 작업에 매달린 것을 비롯해 영화 시나리오도 여러 편 썼다. ‘더 파이브’ 역시 당시 정 작가가 써둔 시나리오가 바탕이다. ‘달빛구두’ 이후 한동안 그가 만화계에 보이지 않았던 것도 영화 때문이다. “5년 가까이 영화판에 있었지만 투자를 받지 못해 영화를 만들지 못했어요. 이때 만화가로서 모은 재산을 모두 날렸고 엄청난 빚더미에 올랐죠. 세상을 떠난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의 일 같지 않았어요.”

다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는 “많지는 않지만 꾸준한 수입이 있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딸아이가 예전에 살던 집을 좋아하기 때문에 돈을 모아 그 집으로 돌아가는 게 1차 목표다. 그의 작품에서 사회적 약자나 소시민, 상처받은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배려가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그에게 만화란, 그리고 스토리란 뭘까. “만화는 일용할 양식을 주는 것입니다. 스토리는 ‘천형’인 것 같아요. 죽을 것처럼 힘들더라도 제가 만들어 내야 하는 것, 바로 스토리죠.”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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