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다시한번]천재의 탄생 비밀을 밝히다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 뉴턴과 아인슈타인, 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홍성욱 이상욱 외 지음/창비

2001년 초 당시 캐나다 토론토대에 재직 중이던 홍성욱 교수(현 서울대 교수·과학기술사)에게서 솔깃한 얘기를 들었다. 홍 교수와 이상욱 한양대 교수(과학철학) 등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전공하는 젊은 학자들이 모여 ‘천재 세미나’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천재는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들이 지닌 창조성의 원천은 무엇인지, 이런 신비의 베일을 벗겨낸다면 우리 사회의 교육에도 기여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였다. 과학자들이 모여 천재의 비밀을 밝힌다? 곧바로 책을 내자는 제안을 했다.

이 책은 탁월했던 과학천재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사례를 들어 천재들은 어떤 과정과 학습방법으로 연구했으며 어떤 자질을 발휘해 놀라운 업적을 남겼는지 분석한다. “타고난 천재라서 그랬겠지”라는 비과학적 인식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그들의 천재성을 파헤쳐 보자는 시도였다. 이 책은 기존 과학이론에 대한 비판적 이해, 개별 사실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능력, 집중력, 끈기 같은 다양한 능력과 자질이 타고난 천재성만큼이나 중요함을 보여 준다.

2년 동안의 세미나 및 1년여의 집필과 원고수정 작업을 거쳐 2004년 2월 책이 나왔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인 한국 사회에서 천재의 탄생 비밀이라는 주제를 과학 대중화에 노력해 온 젊은 과학자들이 다뤘다는 점에서 2만 부 정도는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출간 후 강연회가 열리고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부교재로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까지 독자들과 만난 책은 1만 부를 상회하는 정도다.

책에는 아쉬운 대목들도 있다. 어려운 과학용어와 이론들을 쉽게 설명하려 애썼지만 그래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저자들의 전문지식을 독자들의 눈높이와 대중적인 코드로 풀어내는 편집의 묘가 필요했다. 이 책은 분명 저자 7명의 공동노력의 결실이지만 글을 분담해 쓰는 것보다 문체 등의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1, 2명이 대표 집필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교육의 방법론이라는 진지한 고민을 담은 이 책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났으면 하는 기대감은 여전히 갖고 있다.

염종선 창비 인문사회출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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