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com]탱탱한 할리우드 섹시스타 모두 내 손을 거쳤죠

  • 입력 2008년 9월 26일 03시 00분


필라테스 스타강사 라그레 씨

몸을 숭배하는 현대사회에서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의 몸은 그 자체가 상품이다.

그들은 레드카펫 위에서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아름다운 보디 실루엣을 보여주는, 잠깐이지만 화려한 시간을 위해 전담 강사를 곁에 두고 늘 운동한다.

스타들의 몸을 조형(造型)하는 유명 필라테스 강사 세바스티앙 라그레(35) 씨가 최근 방한했다.

27일 서울 중구 명동에 문을 여는 자신의 필라테스 스튜디오, ‘파워 필라테스’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그가 200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연 ‘필라테스 플러스’란 이름의 스튜디오에는 스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니콜 키드먼, 브리트니 스피어스, 제니퍼 애니스턴, 커트니 콕스, 엘리자베스 헐리, 벤 스틸러, 조디 포스터, 셰릴 크로, 케이티 홈즈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미국 내 10여 곳의 분점을 비롯해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더블린 등 유럽 분점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이번에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서울에 분점을 낸다. 서울의 ‘파워 필라테스’는 기존 ‘필라테스 플러스’의 프리미엄급 스튜디오다.

○ 필라테스와 보디빌딩 결합 신개념 필라테스

라그레 씨를 18일 명동 ‘파워 필라테스’에서 만났다. 그는 스튜디오 개소(開所)를 앞두고 강사들에게 필라테스 동작들을 교육하고 있었다.

서울의 다른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서 필라테스를 배워본 경험이 있는 기자에겐 이곳의 분위기와 시설이 생경했다. 빠른 템포의 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필라테스 운동기구인 ‘리포머’보다 1.5배 정도 큰 ‘프로포머’란 기구가 배치돼 있었다.

본래 필라테스는 1900년대 초반 독일인 요제프 필라테스 씨가 부상당한 군인들의 재활 치료를 위해 고안해낸 운동이다. 복근 위주로 강화하는 이 근육 운동은 호흡과 명상이 결합돼 고요한 정적 속에서 집중해 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결코 조용하지 않은’ 라그레 씨의 필라테스 스튜디오는 자연스럽게 시끌벅적한 할리우드를 떠올리게 했다.

라그레 씨는 자신의 필라테스를 ‘필라테스 플러스’로 이름 붙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어쩌면 돈보다 귀중합니다. 스타들은 물론 일반 직장인과 주부들이 하루 서너 시간을 투자해 운동으로 몸매를 가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통 필라테스와 보디빌딩을 결합했습니다. 하루 40분씩 3주만 운동해도 몸 전체가 탱탱해질 겁니다.”

스타들을 열광시키는 그의 ‘필라테스 플러스’는 기존 필라테스가 중시하는 근력 운동에 유산소 운동도 더했다. 그는 이 운동에서 보디빌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5년 전 ‘프로포머’란 이름의 운동기구도 직접 만들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몸매 만들기

“2주 전 조디 포스터도 로스앤젤레스 스튜디오에서 필라테스를 운동하고 갔죠. 아, 그러고 보니 당신의 키가 그녀와 비슷하네요.”

세상에. ‘결코 크지 않은’ 기자와 조디 포스터의 키가 비슷하다니. 충격에 휩싸인 채 “전 엉덩이와 하체에 살이 많아서…”라고 말끝을 흐렸더니 더욱 충격적인 답이 돌아왔다. “조디 포스터의 하체가 (기자보다) 더 튼실할걸요?” 조디 포스터의 얼굴이 아무리 작다고 해도 체구가 비슷한 동양의 한 기자와 그녀는 어쩌면 그렇게 다르게 보인단 말인가.

“할리우드 스타들은 몸무게 수치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몸 구석구석이 얼마나 타이트하고 탱탱하냐는 거죠. 요즘 할리우드는 단단하게 위로 치켜 올라간 엉덩이와 탄탄하고도 섹시한 등, 닭 날개처럼 보이는 군살 없는 팔에 열광합니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도 근육 없이 살이 흐물렁거리면 건강한 매력이 없거든요.”

라그레 씨의 단골 고객인 니콜 키드먼은 영화 ‘물랑루즈’를 찍던 당시 부상으로 격렬한 운동을 할 수 없게 돼 그의 필라테스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자기 관리에 유독 엄격한 그녀는 늘 계란 흰자로 만든 오믈렛 등 하루 1200Cal가 넘지 않는 식단을 유지하고, 모든 음식에 소금과 버터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 시트콤 ‘프렌즈’에 함께 출연했던 제니퍼 애니스턴과 커트니 콕스는 단짝으로 운동도 늘 함께한다고. 함께 운동하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서로를 다독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애틀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인 라그레 씨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즐기다가 할리우드에서 운동이야말로 가장 ‘돈 되는’ 분야라고 생각해 필라테스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근육을 늘리고 강화하고 정돈하라”

라그레 씨에게 따라할 수 있는 몇 가지 운동 동작을 부탁했다.

기본 동작은 ‘크런치(crunch)’와 ‘런지(lunge)’로 구성된다. 크런치는 몸의 근육을 쥐어짜듯 단련시키는 것이고, 런지는 두 다리를 앞뒤로 벌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이다.

우선 ‘인어 크런치’. 프로포머 위에서 한쪽 다리는 구부려 앉고 다른 한쪽 다리는 곧게 펴 발을 밴드에 끼운다. 이 상태에서 한 손을 든 채 몸을 사선으로 천천히 움직이면 옆구리 근육이 스트레칭되는 효과가 있다.

또 런지를 할 때는 무릎이 발목과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보다 무릎을 앞으로 내밀면 운동효과가 떨어진다.

프로포머 없이도 기다란 봉을 준비하면 집에서 혼자 운동할 수도 있다. 봉은 상체를 말아 올리거나, 다리 운동의 강도를 높일 때 유용하다.

20여 분 짧게나마 동작들을 따라했더니, 다음 날 옆구리 등 몸의 근육들에서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그가 운동에서 강조하는 “근육 하나하나를 최대한 자극시켜 피로하게 하라”는 말이 떠올라 왠지 흐뭇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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