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특별 강좌]<6>이슬람의 경제

  • 입력 2008년 5월 23일 02시 55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에서 선보이는 사산왕조 페르시아(3∼7세기)의 금화(276∼293년·위)와 은화(241∼272년). 사산왕조 페르시아시대에 이미 화폐경제가 발달했음을 알려준다. 앞면에는 왕의 얼굴을, 뒷면에는 조로아스터교의 상징인 불을 모시는 제단을 새겼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에서 선보이는 사산왕조 페르시아(3∼7세기)의 금화(276∼293년·위)와 은화(241∼272년). 사산왕조 페르시아시대에 이미 화폐경제가 발달했음을 알려준다. 앞면에는 왕의 얼굴을, 뒷면에는 조로아스터교의 상징인 불을 모시는 제단을 새겼다.
상하기 쉬운 상품 거래 천시

생선-야채 등 유통 발전 더뎌

21일 오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은하문화학교 ‘페르시아 및 이슬람 문화의 이해’의 주제는 ‘이슬람의 경제’.

강사로 나선 장건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란(옛 페르시아) 등 중동 지역 경제의 특징과 최근 동향, 한계와 가능성을 소개했다.

장 교수는 △지난 5년간 석유 생산과 거래로 축적된 오일 머니가 2조 달러에 이르고 △1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건설 시장 자금이 흘러 들어갔으며 △최근 정보기술(IT) 시장이 연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중동 경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교수는 “중동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경제 교두보”라며 “역사적으로 이 지역은 종교 문화 교역의 교차로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원전 6세기 이 지역을 지배한 페르시아 제국은 로마와 인도 중국 한국 일본을 잇는 고대 동서 문화 교류의 허브였다. 페르시아 상인들은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을 활보하며 세계 전역의 문화 교류에 기여했다.

장 교수는 이슬람 사회의 금융에서만 보이는 특징도 소개했다. 이슬람 사회는 이자 사업을 고리대금업으로 간주해 이자를 받지 못하게 한다는 것. 돼지고기 알코올 도박 등 샤리아(이슬람법)에 반하는 사업을 철저히 배제하는 것도 특징이다. 장 교수는 “이슬람 금융기관에는 보통 이슬람학을 공부한 샤리아 학자들로 구성된 샤리아 자문위원회가 있어 모든 거래가 샤리아에 적합한지 심의 승인한다”고 말했다.

상업 유통에서 부패하지 않는 견과류 향료 소금 같은 상품은 선호되지만 생선 야채 육류 등의 거래는 하급 상행위로 취급돼 이들 유통의 발전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장 교수는 이란 등 중동 경제의 문제점으로 인플레 비율이 10%를 넘고 실업률도 10%에 이르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란은 국내총생산(GDP)의 10∼20%가 석유 경제이고 석유가 전체 수출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유전이 노후화돼 석유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이 취약한 것도 중동 경제의 특징. 이란 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2.5%에 불과해 대부분의 공산품은 수입에 의존한다. 이란에는 현재 한국의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이 대거 진출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장 교수는 “1965∼2007년 우리나라의 해외 건설 수출에서 중동의 비중이 58%에 이를 정도로 중동은 대표적인 교역 지역”이라며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중동을 21세기 새로운 동반자 관계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수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일요일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 월요일 휴관. 어른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 02-793-2080,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특별 강좌〈1〉‘이슬람의 실천 윤리’
- 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특별 강좌〈2〉이슬람과 유럽 문명
- 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특별 강좌〈3〉실크로드와 페르시아
- 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특별 강좌〈4〉이란-중앙아시아의 문화
- 국립중앙박물관 ‘페르시아’ 특별 강좌〈5〉이슬람의 관혼상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