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열기 속으로 30선]<4>골프와 나의 인생

  • 입력 2006년 5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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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도 딘 베먼과 연습라운드에서 파트너로 플레이하게 되었다. 그는 내가 훅샷을 쳐 공이 숲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을 보더니 내가 전엔 하지도 않던 어떤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해 주었다. 다른 선수가 스윙에 대해 충고하면 화를 내거나 무시해 버릴 수도 있고, 그 충고를 받아들여 한번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나는 후자를 택해 개가를 올렸다. 더 이상 훅샷은 나지 않았다. 여기에서 교훈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눈뿐만 아니라 귀도 활짝 열어 놓고 경청하라. 나는 안정되고 편안한 기분으로 그 1965년 마스터스를 시작했고 그 대회는 내 일생일대의 게임이 되었다. ―본문 중에서》

‘골프와 나의 인생’이 출간된 지도 2년이 넘어간다. 그럼에도 이 책이 여전히 인구에 회자되는 것은 유명한 골퍼인 잭 니클라우스가 전하는 삶의 교훈과 비즈니스에서 챔피언이 되는 법 등을 자신의 골프 인생과 적절히 비유해 기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40년생인 이 미국 골퍼는 아마추어와 프로, 시니어 선수권 등을 석권하며 역사상 최고의 골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 1999년 AP통신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골퍼’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타이거 우즈조차 육순이 넘은 이 노장 골퍼를 “가장 힘든 라이벌”이라고 평가할 만큼 스포츠인으로서 그의 업적은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잭 니클라우스의 도전은 골프 챔피언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사업가로도 성공했다. 골프코스를 디자인하는 그의 회사 니클라우스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이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다. 의류와 골프용품 등으로도 사업을 확대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는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인생에서 우선순위를 ‘1.가족 2.골프 3.사업 4.나를 위한 기분전환과 여가’로 정하고 일관되게 삶에 임하고 있다. 그는 ‘돈보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활동기술(activity skill), 대처기술(coping skill), 음식조절기술(eating skill) 등 세 가지 자기관리 기술이 인생을 잘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내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이 책에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귀 기울여 배우기’였다. 누구나 무엇을 배우든지 더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시기가 오게 마련이다. 스포츠에서는 슬럼프라 하고 사업에 비유하자면 더는 매출이 오르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할 때일 것이다. 여기에 경쟁자들이 앞서 간다면 우리는 정체된 것이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다. 이때 누군가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얻어야 한다.

이 위대한 골퍼는 “훌륭한 스승은 스스로 배우는 법을 가르쳐 주므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직원들을 믿고 밀어줘야 한다”고 권한다. 다수의 CEO가 ‘내 회사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최전방에서 뛰는 직원들의 의견이 가장 올바른 것일 수도 있다.

멋지게 지는 법도 배워야 한다. 승자는 실패를 통해 실패를 극복하는 법을 배우지만 패자는 실패한 후 그 상황을 피해 가는 법만 배운다. 약간의 ‘초조함’은 오히려 이롭다. 적당한 초조함은 경쟁에서 이기게 하는 추진력을 준다.

잭 니클라우스를 단순히 유명 골퍼라고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챔피언이자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그를 다시 보게 했다. 그가 사실적으로 기술한 인생의 연륜을 좇아가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삶의 지혜를 다시금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갖게 됐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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