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41>敢問夫子는 惡乎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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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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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公孫丑(공손추)·상’ 제2장은 不動心(부동심)의 문제로 시작하여 知言(지언)과 浩然之氣(호연지기) 양성의 문제로 심화된다.

맹자는 제자 공손추의 질문에 답하여 告子의 不動心을 논평하여, 고자가 ‘마음에 편안함을 얻지 못하거든 기운에 도움을 구하지 말라’고 한 것은 근본을 시급히 하고 지엽을 느슨히 한 것이므로 可하다고 부분 인정하되, 고자가 ‘말에서 이해되지 못하거든 마음에 알려고 구하지 말라’고 한 것은 밖에서 잃고서 안까지 버린 셈이므로 不可하다고 했다. 그러고서 意志(의지)는 지극한 것이고 氣는 그 다음이므로 사람은 마땅히 의지를 공경히 지켜야 하지만 기를 기르는 일도 극진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공손추는 맹자에게 ‘선생님은 부동심과 관련하여 어떤 점에서 장점이 있으십니까’라고 물은 것이다.

敢問은 윗사람에게 공손하게 질문을 꺼내는 표현 방법이다. 惡乎長(오호장)의 惡(오)는 ‘어느 곳’을 뜻하는 의문사로, 介詞(개사)인 乎(호)보다 앞으로 도치되어 있다. 浩然(호연)은 성대하게 流行(유행·흘러 행함)하는 모습이다.

告子는 말에 이해되지 않음이 있을 경우 판단을 중지하고 굳이 마음에 알려고 노력하지 않음으로써 부동심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맹자는 말의 옳고 그름을 잘 알아서, 담론의 때에 판단을 중지하는 일이 없었다. 주자(주희)는 맹자가 마음을 다하여 性(성)을 알아서 천하의 말에 그 이치를 궁구하고 지극히 하여 是非得失(시비득실)의 所以然(소이연·그러한 바의 까닭)을 모두 알았다고 풀이했다. 또한 告子는 마음에 불안한 바가 있으면 그 마음을 억제하고 기에 달리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맹자는 호연지기를 길러서 평소 용기를 배양함으로써 義理(의리)를 과감하게 실천했다.

맹자는 부동심의 공부로 知言(지언)과 養氣(양기)의 둘을 꼽았다. 실로 진리를 아는 공부와 심신을 수행하는 공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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