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체험여행]전남 광양시 청매실농원

  • 입력 2004년 6월 3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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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시 매화마을에서는 6월이 되면 매화 나뭇가지에 청매실이 올망졸망 달린다. 이 마을 한복판 청매실농원에 가면 매실을 직접 따고 장아찌 등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남 광양시 매화마을에서는 6월이 되면 매화 나뭇가지에 청매실이 올망졸망 달린다. 이 마을 한복판 청매실농원에 가면 매실을 직접 따고 장아찌 등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매화나무는 이른 봄의 그윽한 꽃향기도 매혹적이지만 초여름이면 매실의 새콤달콤한 맛으로 나그네의 발길을 잡아당긴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서 섬진강을 굽어보는 매화마을에는 3월 매화축제가 끝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파르스름한 매실이 올망졸망 달려있다. 이달 초부터는 매실을 수확하기 시작하는데 매화마을 한복판 산중턱에 자리 잡은 청매실농원에 가면 매실을 직접 따서 다양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 매실장아찌 익는 계절

5만평의 산자락이 온통 매화나무로 뒤덮인 청매실농원은 섬진강변의 관광명소 중 하나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나란히 달리는 국도 19호선과 지방도 861호선 어느 것을 타고 와도 좋은 길목에 있다. 특히 2200여개나 되는 항아리들이 농원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펑퍼짐한 항아리 안에는 사시사철 매실장아찌와 매실된장, 매실액이 뭉근하게 익어간다.

매실은 보통 6월 초부터 따기 시작한다. 이에 맞춰 청매실농원에서는 주말(5, 6, 12, 13일)을 이용하여 매실체험행사를 벌인다. 낮 12시부터 시작하는 프로그램 첫 순서는 매실 맛보기를 겸한 점심식사. 매실음료를 비롯해 매실도토리묵무침, 매실샐러드, 매실고추장장아찌와 매실된장을 맛본 후 매실 따기를 시작한다. 매실은 한 가족 기준 4kg 정도 딸 수 있다. 매실을 따려면 농원마당 뒤편에 나있는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매화나무가 늘어서 있는 오솔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상큼한 매실향이 시원한 섬진강 강바람에 묻어와 코를 자극한다.

청매실농원에는 매실장아찌 등을 넣은 매실항아리가 2200여개나 늘어서 있다.

이 길목에는 나무 사이사이로 쑥부쟁이, 붓꽃, 원추리, 제비꽃, 초롱꽃 등 온갖 야생화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어 찬찬히 들여다보면 자연 식물원에 온 듯하다. 동그스름하게 피어난 클로버 하얀 꽃으로 꽃반지나 꽃시계 만들어 끼우는 사람들도 많다.

○ 매실 밥상은 곧 약 밥상

살구 크기로 자란 매실은 복숭아처럼 보송보송한 솜털이 덮여 있어 촉감이 아주 부드럽다. 매실을 딸 때는 잔가지가 부러지거나 잎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나무에 상처를 내면 이듬해 꽃을 피우는 데 지장을 주기 때문.

각자 따온 매실로 먹을거리를 만들어 당일 가져갈 수 있다. 가장 간단한 것은 매실절임. 매실을 깨끗이 씻어 씨를 발라내고 여섯 조각을 낸다. 설탕을 고루 뿌려 병에 담고 그 위에 설탕을 2cm 두께로 덮어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봉한다. 분량은 매실 1kg에 설탕 600g 정도. 서늘한 곳에서 20일 정도 보관하면 아삭거리고 쫄깃한 맛이 살아 있는 매실절임이 된다. 매실절임은 식후 서너 조각 씹어 먹으면 음식물 냄새가 가신다. 찻잔에 매실절임을 대여섯 조각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3∼5분 우려내면 새콤달콤한 매실차가 된다.

약알칼리성 식품인 매실은 유기산 무기질 비타민이 많아 피부미용이나 피로회복에 좋을 뿐 아니라 소화불량을 풀어주고 항암작용으로 널리 알려진 건강식품이다. 이 때문에 청매실농원의 주인인 홍쌍리씨는 “매실이 올라간 밥상은 곧 약상이 된다”고 강조한다.

매실요리 만들기가 끝나면 매실건강법에 대한 홍씨의 맛깔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스로 ‘사람 몸속을 씻어주는 청소부 아줌마’라고 자처하는 그가 40여년간 매화나무를 가꿔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흙을 살리는 일. 한때 농사가 너무 힘들어 비료도 뿌리고 농약도 쳐볼까 생각했지만 조금만 비료를 뿌려도 금방 죽어버리는 지렁이를 보고 지금껏 옛날식 유기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 섬진강 화개장터와 평사리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매화마을 맞은편에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며 번성했던 화개장터가 있어 주말마다 사람들로 북적댄다.

또 인근에 있는 평사리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하다. 마을에 있는 휴식공원 앞에는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데 강줄기보다 모래사장이 더 넓어 마치 강이 아닌 바다의 백사장 같다. 사각거리는 모래 위를 맨발로 걸어도 좋고 백사장 위에 누군가에게 사랑 고백을 해도 좋다. 혹 바람이나 물줄기가 모래 위의 사랑 고백을 슬며시 지워놓고 가더라도 어머니 품처럼 푸근한 섬진강이 그 소원을 이루어줄 것만 같다. 청매실농원 061-772-4066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4953@hanmail.net

▼1박2일 떠나볼까▼

1.청매실농원 도착(체험 참가비는 4인 기준 한 가족 10만원)→농원 둘러보기→농원에서 점심식사→휴식

2.청매실 따기→청매실 식품 만들기→농원 주인의 매실건강법 이야기 듣기→숙박

3.평사리마을 둘러보기(휴식공원 입장료 1000원)→섬진강변 드라이브→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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