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엄마,아빠! 주말농장 가요”

  • 입력 2004년 4월 8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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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터 조랑말 농장의 선인장 하우스에 옹기종기 나있는 선인장들. 봄이 무르익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산교육을 위해 주말농장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한터 조랑말 농장의 선인장 하우스에 옹기종기 나있는 선인장들. 봄이 무르익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산교육을 위해 주말농장을 찾는 방문객이 늘고 있다.

《회색 빌딩 숲과 단단한 아스팔트길. 풀 한 포기 제대로 볼 수 없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늘 자연에 목말라 한다. 도시 근교에 주말농장이 늘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것은 뭔가 부족한 느낌. 여기에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민 이색 주말농장들이 요즘 생겨나고 있다.》

○ 감자-고구마 심기

경기 용인시에 있는 한터조랑말농장은 농작물을 심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과 함께 놀기도 하고 조랑말과 소달구지를 타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선인장 하우스에서 선인장을 화분에 옮겨 가져올 수도 있고 인근 버섯농장도 덤으로 견학할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용인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양지면 방향으로 10분 정도 달리면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대리 한터마을에 있다.

원래 젖소를 기르던 축산농가였지만 축산폐수 오염 문제 때문에 7년 전 농촌체험장으로 변신했다. 1만2000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농작물에 대한 설명도 일일이 들을 수 있어 아이들에겐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이자 놀이터로서도 손색이 없다.

농장 텃밭에서 직접 감자를 심으며 즐거워하는 부모와 아이들.

마침 한 단체 회원들이 찾아온 터라 그 무리에 끼어 농장체험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한 것은 감자 심기. 아주 간단했다. 싹이 나오는 감자 눈 부분을 중심으로 서너 조각으로 토막낸다. 흙을 파서 감자 눈을 아래로 향하게 놓은 후 덮는다. 이때 흙은 심은 감자 크기의 3배 정도 높이로 덮어준다. 한 달쯤 지나면 싹이 나오고 100일 정도면 감자를 캘 수 있다.

4월 감자 심기를 비롯하여 5월 고구마 심기, 6∼7월 감자 캐기,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를 할 수 있다.

○ 종합 동물농장

감자를 심는 텃밭 옆에는 좁고 긴 도랑이 흐른다. 이곳에서 올챙이와 도롱뇽 알을 관찰할 수 있다. 그만큼 자연환경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태어난 개구리들의 합창소리가 농장의 저녁을 가득 메운다.

갓난아기 새끼손톱만큼 작은 올챙이들이 물속에서 떼를 지어 이리저리 움직이고 도롱뇽 알은 몽글몽글한 막에 싸여 있는 모습이 마치 길쭉한 젤리 같다. 운이 좋으면 올챙이 뒷다리가 쑤욱 불거져 나오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텃밭 아래에는 동물우리가 있다. 200평가량의 넓은 우리 안에 염소 산양 오리 돼지 강아지 토끼 등이 한 곳에 모여 있다. 동물농장 천장 서까래는 까치와 참새들의 보금자리다. 종합 동물원인 셈이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공작 한 쌍만 별도의 우리에 들어 있다.

동물농장 앞에는 마구간과 외양간이 나란히 놓여 있다. 사람이 들어서면 일제히 머리를 내밀고 쳐다보는 말과 소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한쪽에서 ‘히히힝∼’ 하며 말이 소리를 내면 이에 뒤질세라 ‘음∼매’ 하며 소가 대꾸를 한다. 또 한쪽에선 ‘메∼에에∼’ 하며 염소가 울고 꿀꿀거리는 돼지소리도 난다.

몸집이 가장 큰 돼지는 한쪽 구석에 누워 꼼짝도 안한다. 염소들이 다가와 발로 툭툭 차고 그 위에 올라서기도 하지만 돼지가 소리를 내며 꿈틀거리면 꽁지가 빠지게 도망간다.

○ 조랑말-소달구지 타기

이곳에서 인기 있는 체험은 조랑말과 소달구지 타기. 제주도에서 들여온 조랑말은 4세 이상이면 탈 수 있다. 안내원이 말고삐를 잡고 인도해 안전하다. 느릿느릿 걷는 소걸음이지만 우마차 위에 오르면 의외로 재미있다. 소가 한걸음 한걸음 뗄 때마다 달구지가 좌우로 기우뚱거리면서 엉덩이가 들썩인다.

하우스에서 예쁘게 피어난 선인장도 보고 화분에 담아갈 수도 있다. 빨갛고 노란 선인장은 보송보송한 솜털이 덮여 있어 마치 귀여운 인형을 보는 것 같다.

이 모든 체험을 하려면 부지런히 움직여도 3시간은 족히 걸린다. 감자 심기, 올챙이와 도롱뇽 알 관찰, 우마차나 조랑말 타기, 말 당근 주기, 동물가족들과 놀기 체험 코스 비용은 1인당 1만원. 선인장 화분을 만들어 가려면 크기에 따라 비용이 2000∼5000원 추가된다.

체험이 끝난 후 농장을 따라 1km 남짓 되는 흙길을 슬슬 걷다보면 간간이 양지바른 곳에서 쑥이나 냉이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농지를 개인분양하기도 한다. 5평에 연간 15만원. 상추 치커리 고추 열무 배추 등 다양하게 심은 후 언제든지 와서 텃밭을 가꿀 수 있다. 농장 주인이 틈틈이 농장을 돌봐주어 제대로만 가꾸면 자신이 손수 지은 무공해 채소를 얼마든지 따 먹을 수 있다. 한터조랑말농장 031-332-3695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4953@hanmail.net

▼1박 2일 떠나볼까▼

1.한터조랑말농장 도착(체험코스 1인당 1만원)-감자심기-올챙이와 도롱뇽 알 관찰하기

2.점심(도시락 개인 지참)-조랑말, 우마차 타기

3.동물에게 먹이주기-선인장 하우스 둘러보고 화분에 옮겨 심기

4.흙길 따라 농장 산책하기-귀가

▼경기도내 이색 주말 농장▼

○ 여주 그린피아 주말가족 생태체험학습장

감자 고추 등 계절에 맞는 작물재배는 물론 단팥빵 만들기, 두부 만들기 등 농산물 가공체험, 승마체험, 젖소 먹이주기와 젖 짜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031-880-2754

○ 남양주 송촌주말농장

친환경 농장 텃밭에서 각종 작물을 재배하고 볏짚 새끼 꼬기, 나무목걸이 만들기, 나뭇가지로 곤충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031-576-4816

○ 여주 예터 문화공간

1만여 평의 넓은 숲 속에 맑은 계곡이 흐르는 곳에 위치. 벽난로와 황토방을 갖춘 집도 있다. 농작물 재배와 도자기 작업, 천연 염색, 비즈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031-883-2103

○ 양평 SIC애견주말농장

애견과 애견인 가족을 위한 주말농장으로 개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것이 특징. 유기농법 무공해 채소 재배와 아울러 인근에 있는 남한강에서 낚시를 할 수도 있다. 031-774-3415

○ 남양주 시우리 주말농장

산과 계곡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평생 농사짓고 살던 노인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 산에서 700m 에 이르는 호스를 타고 내려오는 약수를 받아갈 수 있다. 031-576-8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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