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룡의 부부클리닉]돈 아껴쓰자 했더니 헤어지자고?

  • 입력 2004년 7월 18일 1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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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부부는 이혼을 고려하고 있었다. 가치관이 너무 다르다는 게 이유였다.

정씨는 결혼 후 아내가 돈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졌다고 했다. 정씨는 “돈은 필요하면 쓰고 또 열심히 벌면 되는 것”이란 생각이다. 또 아이가 또래에 비해 좀 늦되긴 하지만 곧 좋아질 텐데 아내가 짜증을 너무 내는 것도 불만이다.

부인은 형편이 어려우니까 아끼고 절약하자는 것이 잘못인지 되물었다. 또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지 계속 지켜봐야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데 남편은 너무 태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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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의 집안 사정을 들어봤다. 부인은 결혼 직후 남편이 무리하게 부동산에 투자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대출금을 갚고 있었다. 시아버지가 병이 나 의료비용 지출도 적지 않았다. 늘 궁핍한 생활인데 남편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다고 부인은 말했다.

정씨는 생각이 달랐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에는 부인도 동의했다는 것이다. 대출금 상환이 곤란해진 것은 다니던 외국계 회사가 본국으로 철수했기 때문이다. 정씨는 당시 “돈을 날리면 이혼하겠다”는 부인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단다.

정씨가 새 직업을 가져 수입이 늘면서 경제적 여유를 어느 정도 되찾았지만 한 번 나빠진 부부 관계는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정씨는 맏아들로 농촌에서 자랐으며 형제 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왔다. 그래서 정씨는 부모와 형제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반면 부인은 막내로 자랐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학을 중퇴해야 했다.

그동안 이 부부는 서로의 성장과정과 인생관을 전혀 알지 못했다. 상담실에서 과거를 털어놓으면서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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