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日애니메이션 거장의 숨결 느끼다

  • 입력 2006년 6월 2일 0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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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본인 가정의 일상을 옴니버스로 그린 ‘이웃집 야마다 군’. 사진 제공 CGV
평범한 일본인 가정의 일상을 옴니버스로 그린 ‘이웃집 야마다 군’. 사진 제공 CGV
만화영화 ‘빨간 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는 알아도 그 영화의 감독 다카하타 이사오(70·사진)는 낯설지 모른다.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으로 꼽힌다. 모처럼 그의 대표작들을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

8∼28일 CGV 강변, 용산, 상암에서 교차 상영으로 열리는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전’에서는 ‘이웃집 야마다군’ ‘반딧불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 대표작 4편을 선보인다. 이 중 2005년 개봉한 적이 있는 ‘폼포코…’를 빼면 모두 처음 만나는 작품들.

흔히 만화영화는 무한대 상상의 힘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카하타 감독의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특징. 뛰어난 작품성을 보여 주지만, 태평양전쟁을 미화하고 일본인을 전쟁 피해자로 그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반딧불의 묘’, 노모와 중년의 부부, 그들의 1남 1녀가 꾸려가는 평범한 일본인 가정의 일상을 옴니버스 식으로 그린 ‘이웃집 야마다군’ 등이 대표작이다.

‘폼포코…’는 자유자재로 변신이 가능한 너구리들이 환경오염으로 위협당하는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비판적이면서도 코믹하게 그린 작품. ‘추억은 방울방울’은 도쿄의 직장 여성이 여름 휴가차 방문한 시골 마을에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학창 시절의 추억담을 그려냈다. 1991년 일본 개봉 당시 극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흥행기록 1위에 오를 만큼 인기가 높았던 작품이다.

CGV 측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난무하는 상업영화의 숲을 뚫고 다카하타 감독 특유의 리얼리즘과 인간미, 그리고 일상에 대한 날카로움과 따스한 시선을 통해 가족과 일상에 대한 의미와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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