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 건강학]청렴 그 자체인 돼지띠…입신양명의 運

  • 입력 2004년 3월 25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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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띠 해(亥)는 하루 가운데 밤이 매우 깊어진 오후 9시∼11시(亥時)이고 계절은 음력 10월(亥月)로 겨울이 시작되는 때이며 방위는 북쪽의 첫머리다. 개띠 술(戌)이 육신의 정령인 백(魄)이 수장(收藏)된 곳이라면 해(亥)는 정신의 집합체인 혼(魂)이 갇혀있는 곳으로 암흑의 세계이며 바다에 비유되는 큰 물(水)의 성질로 분류된다. 이 세상의 끝과 시작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으로서 무수한 생명의 혼이 잠들어 있는 음습한 곳이기도 하다.

성격적으로는 잡념이 많고 우울증에 빠지기 쉬우며 현실적 욕망이 강해서 음흉한 기질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정신 및 사후 세계의 혼을 주관하는 기질이 본바탕이므로 더러움에 쉽게 물들지 않는 청렴함으로 학문, 창작, 종교 또는 사람을 구원하는 도인으로서 후세에 이름을 남길 만한 품성이 있다.

몸으로 볼 때 해(亥)는 방광에 속하는데 그 허실은 머리카락과 귀, 그리고 창조적인 지혜로 나타난다. 방광이 허약하면 머리카락 숱이 점점 줄어들고 귀에 울림이 있거나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다. 그러나 너무 크고 실하면 머리카락 숱은 많은 대신 빨리 희어지지만 두뇌회전이 빠른 특징이 있다.

돼지띠이면서 음력 4, 5, 6, 9월 오전이나 낮에 태어났다면 방광이 허약하다. 범, 뱀, 말, 양, 개띠이면서 음력 10월 오전이나 낮에 태어났어도 역시 방광이 허약한 체질이다. 그러나 돼지띠이면서 음력 3, 7, 8, 10, 11, 12월 저녁이나 밤에 태어났거나 범, 토끼, 뱀, 말, 양, 개띠이면서 음력 10월 저녁이나 밤에 태어났다면 방광이 크고 실하다.

돼지는 먹고 소화시키는 장부의 기능만 충실할 뿐 마음껏 조화를 부릴 수 있는 두 손과 영묘한 지혜가 없다. 또 먹지 못할 것이 없는 돼지의 습성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다를 바가 없다. 그 욕망이 채워졌을 때, 즉 토실하게 살이 올랐을 때 잡아먹히는 돼지처럼 인간은 인과응보라는 고통스러운 운명의 사슬에 묶이고 만다.

돼지 얼굴을 한 십이지신상의 관세음보살이 철퇴를 손에 쥐고 있는 것도 본성을 오염시키는 마구니(번뇌를 일으키는 모든 것들)와 같은 욕망을 때려 부수는 심판자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무한한 욕심과 끝없는 번뇌,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속성의 이면에는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려는 마음과 측은지심으로 중생을 구제하려는 본성이 잠재돼 있다.

우리는 고사(告祀)를 지낼 때 흔히 돼지머리를 놓는다. 사람의 일을 방해하는 잡귀를 물리쳐 원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이 돼지의 기질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이 의식은 소위 팔자가 어떻든 바르게 마음을 다스리면 불행한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느끼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성취하는 것이 운명을 극복하는 현묘한 주문(呪文)이다.

정경대 국제의명연구원 원장 www.imfa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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