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연극 보러 연주회 보러…우아한 봄나들이 4題

  • 입력 2004년 3월 4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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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문화생활을 즐기겠다고 생각하면 너무 거창하게 느껴져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또 볼 만하다고 소개되는 것은 값이 턱없이 비싸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연은 줄거리 설명 외에는 수준을 짐작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마니아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굳이 유명 해외 단체나 톱스타의 값 비싼 공연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가벼운 마음으로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찾아갈 수 있는 공연이나 음악회를 예술의전당 고희경 공연기획 팀장에게 추천받아 보았다. 고 팀장은 “잘만 찾아보면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 문화의 향기에 심취할 수 있는 공연이 적지 않다”며 “이달 초에 열리는 각종 공연 중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완성도가 높은 것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 뮤지컬 ‘고고 비치(go go beach)’

19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담은 브로드웨이 최신작 ‘고고 비치’가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1960년대 해변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서핑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이 뮤지컬은 배경은 옛날이지만 새로운 감성으로 제작된 신작.

‘토요일 밤의 열기’에서 스타덤에 오른 박건형, ‘오페라의 유령’의 김소현, 연극 ‘이’에서 주목받은 오만석, 그리고 가수 이소은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 7시반, 일요일 오후 3시, 6시반. 입장권은 4만원, 5만원. 02-552-4030

○ 연극 ‘관객 모독’

동숭동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연극 열전의 세 번째 작품은 기국서가 이끄는 극단76의 ‘관객모독’. 1966년 독일 작가 페터 한트케를 스타로 만든 작품이다. 1978년 국내 초연에서도 관객에게 물세례와 욕설 등을 퍼부어 연출가 기국서를 도발적이고 문제의식이 강한 연출가로 각인시켰다.

‘관객 모독’은 ‘모독’이라는 약속된 상황에 노출된 관객과 그를 관찰하는 배우간의 긴장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형식의 연극이다. 초연 이후 25여년이 지난 지금의 관객은 이 연극에 어떻게 반응하고 참여할지 자못 궁금하다. 20여년 전에 연극을 본 사람도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충분히 즐길 만하다. 기주봉, 정재진, 주진모 등 출연. 다음달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일반 2만원, 대학생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일요일 저녁 공연은 30% 할인된다. 02-762-0010

○ 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3월 둘째주에 가장 주목받을 클래식 연주회. 상임지휘자인 드미트리 기타옌코가 레퍼토리에 심혈을 기울여 20세기 작품들로 선정했다. 라벨의 소품 ‘어미 거위’, 아르헨티나 작곡가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 스크리아빈의 ‘교향곡 3번’이 연주된다.

다소 생소한 곡이지만 이국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음악의 향기를 맡기에는 충분할 듯.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은 지난해 본보 여론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선정된 김대진씨가 협연을 한다. 피아노 협주곡이지만 피아노가 교향악의 일부처럼 연주되는 색채감이 뛰어난 곡이다. 시중에는 아르헨티나 출신 유대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가 음반으로 나와 있다. 11일 여의도 KBS홀, 12일에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각각 오후 7시반에 연주한다. 8000∼3만5000원. 02-781-2242

○ 리차드 주 피아노 리사이틀

한국계 영국인 피아니스트 리처드 주(한국명 주형기)의 피아노 독주회. 그는 바이올린의 거장 예후디 메뉴인에게 발탁돼 그의 학교에서 음악수업을 받은 정통 클래식 연주자이다.

2002년 빌리 조엘의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한 음반 ‘환상과 망각’이 18주 동안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더욱 주목받게 됐다. 이 음반 이후 “빌리 조엘이 선택한 피아노 맨”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리처드 주의 음악적 변신을 즐길 수 있는 기회. 무엇보다 클래식 연주자의 크로스 오버와 우리 귀에 익숙한 빌리 조엘의 음악을 피아노 선율로 들을 수 있다는 게 기대된다. 7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 3만원, 4만원. 02-751-9060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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