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E&B클럽]신나게 놀다보면 키가 '쑥쑥'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15분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산이며 바다를 찾아 한창 여름을 만끽하고 있을 때. 그러나 이열치열(以熱治熱), 왕방울 만한 소금땀을 흘리며 몸매관리(?)를 하는 어린이들도 있다. 바로 ‘키 키우기 체조교실’.

“하나, 둘, 셋∼점프.”

“야호!”

지도교사의 구령에 맞춰 캥거루처럼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으며 힘껏 뛰어오르는 초등학생들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롱다리 신드롬’이 퍼지면서 키 키우기에 대한 관심은 가히 ‘열풍’이라 할만하다. 특히 청소년들의 영양상태가 좋아져 매년 평균신장이 커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키 작은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은 조급해지는 게 사실.

이런 세태 탓일까. 최근 몇 년 사이 신도시에는 키 키우기를 전문으로 하는 성장체조교실이 하나 둘 생기고 있다.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키 키우기 체조를 가르치는 분당의 ‘하바짐(www.habagym.co.kr·031-716-3985)’도 그 중 하나.

체조나 운동이라기보다는 점프와 스트레칭을 유도하는 재미있는 놀이와 게임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뛰고 달리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충분한 운동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게 일종의 노하우.

실제로 아이들은 만화 캐릭터인 ‘아구몬’ 팀과 ‘파워 디지몬’ 팀으로 나눠 말뚝박기를 하느라 신이 나 있었다. 말뚝박기와 키가 무슨 상관? 의아해했지만 친구의 등을 짚고 올라타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성장판을 자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단다.

또 농구의 점프슛 동작을 응용해 농구공을 들고 뛰어오르는 동작은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약간의 입회비와 석 달에 18만∼21만원의 회비를 내고 주 1회, 1시간씩 운동한다.

하바짐의 김진수 원장은 “우리 인체는 사춘기가 지나면 성장판이 닫혀 아무리 노력해도 키가 크지 않기 때문에 유달리 키가 작은 아이를 둔 부모라면 가능한 한 자녀가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곳에 초등학교 2학년 딸 성진이를 보내고 있는 주부 정승아씨는 “또래보다 그리 작은 편은 아니지만 비만 가능성이 있어 회원으로 가입했다”며 “8개월 사이에 키도 5㎝나 크고 운동신경도 많이 발달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전문 강좌를 수강하기 부담스럽다면 집에서 간단한 동작을 흉내낼 수도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콩콩 뛰어오르기, 로켓처럼 두 팔을 뻗어 점프하기, 물개처럼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 양팔을 최대한 펴고 상체를 뒤로 젖히기 등이 대표적인 키 키우기 놀이라고 대학(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서 운동생리학을 전공한 김 원장은 귀띔했다. 물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전제조건.

점점 훤칠한 키와 날씬한 외모를 요구하는 우리 사회가 야속하기는 하지만 억지로 키를 키우는 게 아니라 즐겁게 운동하면서 체력도 기르고 쑥쑥 키도 커 가는 자녀를 보는 기쁨이 바로 부모의 보람이 아닐까 싶다.

손미선(33·경기 용인시 수지읍) sfreethin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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