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직기자의 식탐클럽]구리 '은실네 가마솥 순두부'

  • 입력 2001년 9월 5일 18시 49분


전남 순천에서 가져 온 콩을 12시간동안 불려, 전기 맷돌에 간다. 비지를 퍼내고 남은 액체를 가마솥에 한참 끓인 다음 식힌다. 두부를 만들기 위해 응고시키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간수로 소금물대신 바닷물을 넣기 때문에 진한 염분이 잘 스며든다. 그냥 푸면 순두부고, 사각형 틀에 맞춰 누르면 진짜 두부가 나온다.두부는매일한 번씩필요한만큼만만든다.

경기 구리시 사노동 ‘은실네 가마솥 순두부(031-572-0469)’는 ‘두부 마니아’들이 한 번 가볼 만한 곳이다.

삶은 두부와 튀긴 두부를 새우젓 양념장 강된장에 찍어먹는 ‘두부구이 정식’이 이 집의 기본메뉴다. 강된장은 된장에 멸치를 간 것 등을 넣고 볶은 일종의 양념 된장이다. 두부 맛은 뭐랄까, 담백한 여운이 혀끝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순두부’도 연구대상이다. 물과 섞여 있는 흰색 순두부는 그냥 후루룩 떠먹어도 고소한 맛이 난다. 순두부찌개에는 다른 식당들보다 순두부 양이 더 많은 대신 계란 노른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순두부 맛을 느끼는데 방해가 될까봐 계란양을줄였다”고이집여주인‘은실씨’는말한다.

‘두부보쌈’도 맛깔스럽다. 상추에 두부, 새우젓, 돼지고기를 얹어 이 집 특유의 김치를 포개 먹으면 입안에 행복감이 감돈다. 김치는 담글 때 양념으로 쌀밥을 넣어서 그런지 시큼한 맛이 잘 살아난다.

순두부를 포함해 두부요리에 보리밥, 된장이 섞인 정식메뉴는 대부분 5000원, 황태두부전골류는 1만5000∼2만5000원. 음식점 옆에 두부를 제조하는 곳이 붙어 있어 직접 두부 만드는 과정을 볼 수도 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구리쪽으로 빠져나가 농수산물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퇴계원방향으로 3㎞ 정도 가다보면 있다. 주말엔 예약을 해야 한다. 주차가능.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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