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보 기자의 이 한수]21회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3·4위전

  • 입력 2008년 7월 17일 03시 00분


위기의 黑대마 살릴 묘수는…

21회 후지쓰배 4강전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 창하오 9단, 류싱 7단이 올랐다. 창하오 9단은 구리 9단에게, 류싱 7단은 이창호 9단에게 패해 3·4위전을 벌이게 됐다.

이 대국 전까지 창하오 9단은 올해 열린 세계대회에서 8승 2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특히 창하오 9단은 올해 초 농심배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이창호 박영훈 9단을 누르고 중국팀에 첫 우승을 안겨줘 중국 바둑계의 영웅이 됐다.

류싱 7단도 올해 잉씨배 4강에 진출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면도=흑은 하변 백 대마를 잡아 실리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백은 좌하 귀의 흑을 통째로 잡아야 형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흑이 선수지만 쉽게 사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흑 1로 좌하 귀 흑을 살리기 위한 출발점. 이때 백 2가 흑 대마의 생사를 추궁하는 급소. 흑이 참고 1도처럼 평범하게 받으면 대마가 살지 못한다.

▽실전도=검토실 기사들은 흑의 삶에 회의적인 분위기였지만 창하오 9단은 묘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흑 1로 붙인 수가 소위 ‘2의 1’의 묘수. 백 2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흑 13까지 패가 났다. 하변 백을 잡아 놓은 흑의 처지에선 이 패가 꽃놀이패다. 패에 져 대마를 내줘도 다른 곳에서 약간의 이익을 보면 충분하다. 창하오 9단은 실전도 백 12 대신 참고 2도 백 1에 두면 흑 8까지 촉촉수에 걸린다(6…4, 7…○). 결국 157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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