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북스]‘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정신’

  • 입력 2004년 10월 1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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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기업가정신/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368쪽 1만6000원 한국경제신문 한경BP

저자는 ‘거대한 산’ 같은 사람이다. ‘천재는 단명(短命)한다’는 속설을 무색케 하기도 한다.

1909년생이니 95세인데 요즘도 집필활동을 왕성하게 펼친단다.

오스트리아에서 출생했다. 아버지와 친한 프로이트, 슘페터, 미제스 등 대학자들이 집에 자주 놀러와 어린 시절부터 지적(知的)인 분위기에서 자랐다. 독일 영국 등을 거쳐 1937년에 미국에 정착한 드러커는 경영학자, 미래학자, 컨설턴트, 저술가,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인 삶을 이어오고 있다.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탁월한 그의 깊은 내공은 이 저서에서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원제(原題)가 ‘Innovation and Entrepreneurship’인 이 책은 반(反)기업 정서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기업가(entrepreneur)에 대해 ‘변화를 탐구하고, 변화를 기회로 이용하는 사람’이라 정의하고 있다. 기업가정신이란 “과학도, 기예(art)도 아닌 오직 실천(practice)”이라고 강조한다.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 사회가 ‘다음 사회’로 진보해 나갈 수 있다는 것.

기업가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서로서로 ‘촉진’해야 한다. 자극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개인은 지식을 쌓기 위해 평생 공부해야 하고 기업은 첨단기술이나 최선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정부는 개인과 기업이 활발히 뛰도록 규제를 줄여야 한다.

이 책은 사변적(思辨的)인 내용을 잔뜩 나열한 이론서가 아니다. 개인이나 조직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제시했고 참고할 만한 기업 성공사례도 듬뿍 담았다. 사회과학분야 대가(大家)의 저서이지만 인자한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에게 설명해 주는 것 같이 쉽게, 자상하게 기술돼 있다.

번역도 매끄럽다. 이미 드러커의 저서를 14권이나 한국어로 옮긴 바 있는 ‘드러커 전문가’인 이재규 대구대 총장의 녹록지 않은 경험의 산물이다. 몇 차례 드러커 박사와 인터뷰한 적이 있는 역자는 “드러커를 존경하고 그의 사상과 정책을 한국에 보급하는 일에 다소나마 기여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업가정신이 가장 잘 나타난 나라는 미국인 듯하다. 그 덕분에 미국은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했다. 드러커는 미국이 기업가사회를 이루는 데 적잖게 공헌했다. 36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를 통해 미국사회에 오래, 깊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드러커의 여러 저서는 풍요한 삶을 좇는 인간의 욕구에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그런 면에서 ‘제2의 바이블’로 높이 평가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실생활에서 엄청난 지혜를 얻을 것이다. 리더를 꿈꾸는 청년들이나 사회지도층에게 일독을 강력히 권유한다.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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