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이동현/'변화의 리더십'

  • 입력 2003년 2월 14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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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리더십/존 코터 지음 신태균 옮김/255쪽 21세기 북스 1만2000원

리더십은 경영에서 가장 오래된 주제이면서도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난제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실패해 기업이 난파할 경우 다수의 구성원이 겪게 될 고통은 실로 엄청나다. 한가지 아이러니컬한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기업의 리더들을 존경하기는커녕 비난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중매체와 학교 교육이 리더십에 대한 많은 오해와 편견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리더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관리와 리더십을 구분할 것을 주문한다. 관리는 주어진 틀에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획 예산 조직화 충원 통제 등이 관리의 주요 항목들이며 조직 계층과 시스템을 통해 관리가 이루어진다. 반면 리더십은 비전과 전략을 개발하고 동기 부여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십은 계층과 시스템보다는 사람과 문화를 통해 작동된다. 결국 이 책의 주장은 리더의 사명이 관리가 아니라 변화라는 것이다. 즉 리더는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구성원을 변화시켜야 한다. 만약 어떤 조직에 관리만 있고 리더십이 없다면 그 조직은 금세 관료화되고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주도하고, 변화와 함께 필연적으로 발생할 조직 내 저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저자에 의하면 조직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이고 즉흥적인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 정리된 변화의 8단계는 저자가 10년간 조직 변화를 시도한 100여개 기업을 조사해서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연구에 의하면 1단계에서 4단계까지 변화의 전반부에 가장 중요한 리더의 과제는 변화의 필요성과 새로운 비전을 공유시키는 일이다.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조직은 절대 변화하려고 들지 않는다. 시장과 경쟁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통해 조직이 처한 문제를 있는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초기에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새롭게 나아갈 방향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막상 새로운 비전이 없다면 구성원은 혼란만 겪게 된다. 5단계부터 8단계까지 변화의 후반부에 가장 중요한 리더의 과제는 권한 이양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고 변화를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실제 변화를 주도할 하부 구성원들에게 제대로 권한을 주지 않거나 변화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 구성원들을 인정하고 보상하지 않으면 그들은 좌절할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 자신만 변하면 조직 전체가 변할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

리더들이 진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동현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dhlee67@pops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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