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이종우]'위대한 결정들'
'75가지 위대한 결정'

  • 입력 2001년 2월 16일 19시 01분


◇위대한 결정들

톰 캐논 지음 은석준 옮김

352쪽 1만2000원 명솔출판

◇75가지 위대한 결정

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 송일 옮김

451쪽 1만5000원 더난출판사

마이크로소프트가 도스(Q―DOS)라는 운용체계를 50달러에 사들이지 않았다면?

다른 운용체계가 개발됐겠지만, 빌 게이츠는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 개발자가 미국인이 아니었다면 컴퓨터 운용체계 표준도 다른 나라에 넘어갔을 것이다.

기업이 반석에 올라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기회를 잘 포착해 성공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다른 기업이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것을 개발한 경우도 있다. 원래 하던 일을 묵묵히 잘해나가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승자가 되는 길이 될 수 있다.

이 두 권의 책은 95개 기업의 성공비결을 몇 개의 그룹으로 분류해 서술했다.

기업의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 소니. 선진국 제품을 모방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워크맨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세계적인 상품으로 발돋음 했다.

10년에 걸친 일본의 장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니’가 세계 가전업계를 대표할 수 있게 된 것도 워크맨에서 시작된 정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잘 활용한 기업도 있다. 세계 면도기 시장을 석권한 질레트가 그 예다. 일회용 면도기의 공세 속에 얼굴 곡선을 따라 두 개의 날이 움직이는 질레트 센서를 개발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질레트의 분전 덕분에 세계 면도기 시장은 일회용에서 고급품으로 재편되었으니 ‘기업이 시장을 변화시킨다’는 점을 실증해 주었다.

코카콜라는 남다른 마케팅을 구사했던 기업. 인체와 유사한 코카콜라의 병 모양이 소비자를 사로잡았고, 어두운 곳에서도 병만 보고 코카콜라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세계 모든 기업의 상표권 가치를 계산해 보면 코카콜라가 항상 1등을 차지한다. 병모양 하나도 때에 따라서는 엄청난 마케팅 파워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업이 정도를 걸어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간 사례도 있다. 가장 바람직한 형태일텐데 존슨앤존슨이 그 경우이다. 1982년 한 정신병자가 존슨앤존슨이 만든 타이레놀에 독극물을 넣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없었지만 존슨앤존슨은 판매된 것은 물론 재고로 갖고 있던 모든 타이레놀을 폐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만약에 기업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어떻게 될까? IBM의 예를 보자. PC가 보급된 80년대초 이후 IBM은 한동안 업계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PC가 더 이상 첨단제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질 때까지 IBM은 현실에 안주했고, 결과는 PC보급 13년만에 업계 3위로의 추락이었다.

중요한 결정의 결과는 한국기업에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기업들이 내렸던 결정 중 가장 훌륭한 것을 꼽으라면 아마 반도체 투자일 것이다. 십수년 전의 결정이 지금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가 됐으니 말이다.

이종우(대우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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