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하은 "가수가 카메라를 왜 들었냐고요?"

  • 입력 2004년 1월 15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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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려웠어요. 방송에서 미숙한 면이 너무 많이 드러나 화도 났었는데….”

신인 가수 하은(23·사진)이 MBC ‘음악캠프’가 주관하는 ‘이 달의 신인’에서 1월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이 달의 신인’은 ‘음악캠프’가 처음 시도하는 신인 선발방식. 주철환 이화여대 교수 등 5명의 가요 전문가가 추천한 세 명의 신인을 방송에 출연시킨 뒤 이들 중 한 명을 500명의 시청자 심사위원단이 인터넷 투표로 골라낸다. 하은은 전문가 심사에서는 3위에 그쳤으나 ‘시청자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1위로 뽑혔다.

지난달 초 데뷔한 하은은 “내 노래가 전문가들에게 다가서기에 많이 모자란다는 점을 아는 것만으로도 수확이 컸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달 초 발표한 데뷔곡은 중간 템포의 발라드 ‘아프고 화나고 미안해’(작사 심현보 하은·작곡 심현보). 부드러운 록 스타일이 가미된 이 노래에서 그는 작은 새 같은 느낌으로 발라드를 소화하고 있다. 투명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는 창법이 편안한 반면 신인 특유의 ‘튀는’ 개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하은은 “카리스마나 폭발적 가창력을 내세우기보다 친구가 옆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때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걱정할 만큼 구김살이 없었다.

음반 수록곡 중 절제된 보컬과 단아한 피아노 연주를 내세운 ‘마지막 잎새’나 음과 음 사이의 공간이 넉넉한 발라드 ‘더 사랑할게’는 기교와 포장을 걸러내려는 하은의 노래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모던 포크 스타일의 노래 ‘사랑하기 좋은 날’과 편안한 통기타 반주의 ‘콩깍지’도 마찬가지.

그동안 ‘유리상자’ ‘체리필터’ 왁스 등 선배 가수들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해 기량을 닦은 하은은 3년여의 준비 끝에 음반을 발표했다.

음반재킷 사진이나 홍보사진에 그는 늘 카메라를 들고 있다. 그는 “자기만의 시각으로 사물을 재단하고 표현하는 카메라처럼 내 노래도 그렇게 각인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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