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10대들 고개 들어! 너흰 행복할 권리가 있어

  • 입력 2008년 1월 5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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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여 행복하라/앤드류 매튜스 지음·강현숙 옮김/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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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좀 뚱뚱해. 그래, 난 키가 작아서 놀림을 받아. 그래, 난 체육엔 영 소질이 없어. 그래, 난 항상 꾸중만 들어. 그래, 난 빨리 걸을 때마다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져. 그러면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도전할 용기를 가진 애가 바로 나야.”

청소년은 쉽지 않다. 대한민국에선 특히 그렇다. 대학에 갈 수 있느냐, 그것도 어디에 갈 능력이냐에 따라 대접이 달라진다. 이성 교제, 교우 관계, 세대 차이…. 키는 성인과 별 차이가 없는데 대접은 “아직 어려”다. 이것도 고민, 저것도 고민이다.

그런 10대를 향해 저자는 말한다. “10대여 행복하라”고, “행복한 10대가 성공한다”고. 누가 그걸 모르나. 행복해지고 싶어도 안 되니까 문제지. 그런 10대의 어깨에 저자는 살포시 손을 얹는다. “생각을 바꾸면 행복은 바로 너의 곁에 무수히 놓여 있다”고.

‘10대여 행복하라’가 말하는 행복법이란 별다르지 않다. 차분히 자신을 거울에 비춰 볼 것. 그리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볼 것.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처한 고통에 괴로워 말라. 우리는 실망 속에서도 배울 수 있다. 불행은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저자는 10대라면 지녔음 직한 고민 하나하나를 언급한다. 학교를 왜 다녀야 하냐고. 하나씩 단계를 밟는 인생을 배우기 때문이다. 못난 외모를 왜 마음에 들어 해야 하냐고.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누구도 날 좋게 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10대여 행복하라’는 도덕 교과서가 아니다. 상황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왕따’ 편을 보자. “최대한 당당할 것. 반응을 보이지 않아야 (왕따시키려는 행동을) 멈춘다. 어른에게 털어놓는 건 약한 행동이 아니다. 아프면 의사를 찾는 건 당연하다. 한 명에게 말해 도움이 안 되면 다른 선생님께 상의하라.”

생생한 사례들이 저자의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해 준다. 교통사고로 생사의 기로를 헤맨 저자의 열일곱 살짜리 조카 안나, 13년 전 자동차에 치여 장애인이 된 의붓아들 마이클, ‘골형성부전증’이란 희귀병으로 328번 뼈가 부러진 친구 쿠엔틴…. 하지만 그들은 모두 절망에 빠져 포기하지 않았다. 남들 눈에 부족할지언정 스스로 일어섰다. “집에 가만히 앉아 ‘대체 왜 안 될까’ 투덜거려 봤자 밖에 나가 활동하는 시간만 줄어들 뿐이다.”(쿠엔틴)

‘10대여 행복하라’는 질책하지 않는다. 10대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어른이 못해 준다면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원제 ‘Being A Happy Teen’(1997년).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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