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건강]어린이 당뇨, 인슐린 조절-운동으로 치료해야

  • 입력 2001년 5월 13일 18시 35분


《어린이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성인이고 어린이 환자는 극소수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또 성인은 ‘인체의 에너지원’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옮기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기능이 부실한 ‘제2형 당뇨병’에 많이 걸리고, 어린이들은 이자(췌장)의 고장으로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1형’에 주로 걸린다. 그러나 최근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1형이 급증하고 있고 2형에 걸리는 어린이 환자도 늘고 있다.》

▽1형이 늘고 있다〓예전에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한 ‘제2형 당뇨병’에 비해 발병률이 낮은 ‘1형’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10년새 1형의 발병률이 3, 4배 이상 급증하면서 백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1형의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은 상태. 당뇨병과 관련된 유전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화학물질에 노출되면서 면역체계가 고장나 인슐린을 생산하는 ‘이자 섬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성인에 비해 면역체계가 불완전한 어린이에게 집중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

▽1형의 증세 및 진행과정〓당뇨병의 주요 증세인 다음(多飮) 다식(多食) 다뇨(多尿)가 갑자기 찾아온다. 식욕이 왕성해져 많이 먹지만 체중은 오히려 줄고 심한 피로를 느낀다. 신경질이 잦아지고 갑자기 다리나 배가 아프기도 한다. 25%는 첫 발병 때 ‘케톤산 혈증’이라는 급성 합병증이 생겨 응급실을 찾는다. 입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며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다. 진행 과정은 급성발병기→완화기→재발기→악화기로 나눠진다.(표 참조)

▽2형 어린이 당뇨병도 증가〓10년 전 어린이 당뇨병 환자의 1%만 ‘2형’이었지만 최근 10% 이상으로 늘었다. 2형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며 잘못된 식습관, 약물 남용,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주로 40대 이후에 발생했지만 요즘엔 어린이에게서도 많이 나타난다. 진행속도가 더뎌 환자의 절반이 병에 걸린 사실조차 모를 정도다.

▽치료 및 예방법〓1,2형 둘 다 치료법이 어른 당뇨병과 다르다. 어른은 식사요법이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겐 현실적으로 식사를 제한하기 힘들고 식사량을 제한하면 성장부진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 당뇨병 환자에겐 인슐린의 용량을 조절하든지 운동을 많이 시키는 방법으로 혈당을 조절한다. 운동은 학교생활이 아무리 바빠도 하루 30분 이상 시키도록 한다.

어린이 환자들은 병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들 중 상당수가 주위 친구들로부터 병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거나 병에 대한 편견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면역체계의 이상이 원인으로 추정되므로 확실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유아기 때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고 모유를 많이 먹이는 한편 오염된 공기나 물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한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과 양세원교수, 연세대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이현철교수,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내과 이기업교수)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구 분

기 간

증 세

발생초기

1∼2주

음식과 물을 많이 먹고 오줌량이 급격히 증가. 체중 감소 와 극심한 피로.

완화기

3개월∼2년

인슐린 투여로 정상 혈당치 회복되면서 증세 완화.

재발기

수개월∼

5년

이자(췌장)세포의 파괴가 본격 진행되면서 증세가 다시 악화.

악화기

5년 이상

이자의 기능이 정상의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혈액 속에 자신이 만든 인슐린이 거의 없어진다.

◇어린이 당뇨병의 예방 및 관리법

1)자녀가 영유아기때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신경쓴다.

2)우유보다는 모유를 많이 먹일것. 모유는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시킨다.

3)임신 기간 중 풍진 B형간염 등에 감염되지 않도록 임신 전 예방접종을 마칠 것.

4)가족이나 형제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으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볼 것.

5)자녀가 오염된 공기나 물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6)어릴 때부터 적절한 운동과 함께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식습관을 길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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