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청각장애 의심을”

  • 입력 1999년 1월 5일 19시 11분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은 아이라면 청각에 이상없는지 살펴보세요.”

학습장애아의 상당수는 출생직후부터 잘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모는 신생아와 의사소통이 어려워 자녀의 청력이상을 알아차리지 못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신생아의 약 0.1%는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고도 난청’. 전문의들은 “늦어도 생후 6개월까지는 청력검사를 한 뒤 필요한 경우 보청기를 착용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언어와 지능의 발달이 크게 늦어진다”고 강조.

▽소아난청이란?〓0㏈(데시벨·음의 크기를 재는 단위)정도의 소리부터 들을 수 있는 청력이면 정상인 상태. 약 85㏈ 이상부터 들을 수 있으면 소음도 잘 듣지 못하는 고도난청. 30㏈ 정도의 소리라야 들을 수 있다면 ‘가는 귀가 먼’ 상태. 이 때부터 보청기를 끼도록 해야 한다.

난청이 생기는 이유는 유전적 요인 염증 외상 등으로 귀의 주요 기관이 다치거나 청세포 또는 신경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

지난해 10월 미국 이비인후과학회는 △가족 중에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가 있거나 △두개기형 또는 외상이 있고 △뇌막염 중이염 등을 앓은 영아는 청각 장애가 생길 위험이 높으므로 생후 3년까지 꾸준히 청력검사를 해야 한다고 권고.

▽검사법〓치료가 늦어질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출생 즉시 청력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6개월까지는 귀 안쪽으로 소리를 넣은 뒤 △반사되는 소리 에너지를 측정하는 ‘이음향방사 검사’ △두피의 정수리 부위로 전달되는 소리에 대한 뇌청신경 반응을 측정하는 ‘뇌간유발 전위검사’ 등으로 간단히 청력 이상을 알 수 있다. 또 6개월∼1년에는 소리에 대한 영아의 행동반응으로 청각장애를 판단하는 ‘행동반응 청력검사’로 진단.

▽치료〓생후 3∼6개월에 청각장애가 있으면 보청기를 착용. 보청기로도 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 생후 18개월 이후 ‘인공달팽이관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 수술을 받으면 인공달팽이관이 청세포의 역할을 해 외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신경에 이상이 생긴 고도 난청에 유용하다. 수술 후 재활훈련을 잘 받으면 일반 학교에서 수업받을 수 있다.또 중이염 내이염 등 염증으로 생긴 난청의 경우 항생제 등 약물로 치료한다. (도움말〓서울대의대 소아이비인후과 김종선교수 02―760―3433)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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