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유아 영어그림책 어떤게 좋을까?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31분


어릴 때부터 미리 영어와 친숙해지고 아이의 정서발달을 위해 엄마들이 구입하는 영어그림책. 하지만 어떤 영어그림책이 좋은지, 아이에게 어울리는지 몰라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다.

유아영어 전문가인 송지은씨(33)의 도움말로 영어그림책 고르는 요령을 알아보자. 송씨는 3월 ‘아장아장 잉글리쉬’를 펴냈으며 개인 홈페이지(http://zzagn.net/celine)와 육아사이트 해오름(www.haeorum.com)에서 ‘영어그림책 이렇게 읽어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나이에 맞게〓0∼24개월은 문장이 단순하고 반복되는 그림책이 좋다. 사물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기이므로 사물그림책(word book)이나 그림 사전(picture dictionary)이 어울린다. 25∼48개월은 수 모양 색 자연 사물 등 아이의 인지발달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골라주면 좋다.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책도 좋아하는 나이. 자연 탈것 동물 등 아이가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주제에 대한 책을 골라 주면 흥미를 쉽게 끌 수 있다.

▽엄마가 재미있어야〓아이뿐만 아니라 읽어줄 엄마도 재미있는 책을 고른다. 엄마가 재미있어 해야 아이도 재미있어 한다. 주위에서 아무리 좋다고 해도 엄마가 봤을 때 마음에 ‘쏙’ 들지 않으면 한번 더 생각한다. 자녀가 좋고 싫음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면 선택권이 엄마한테 있기 때문이다.

▽그림이 좋은 책 골라야〓그림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고 그림만으로도 내용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책을 고른다. 그림만으로도 내용 이해가 가능한 책이 좋다. 단 글자가 없거나 글이 너무 많은 책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어린 아이한테는 단순하고 원색으로 된 명확한 그림이 좋다. 컴퓨터로 그린 현란한 책보다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림에 눈이 더 간다. 책 내용과 상관없이 그냥 재미로 털이나 인형 등을 달아 놓은 책보다 재미있는 놀이책이 효과가 높다. 글자가 없어 그림책이나 글이 너무 많은 책은 엄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져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내용은 길지 않아야〓아이의 집중력을 고려해 책 내용이 너무 길지 않는지 생각한다.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한 번에 읽어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 장만 듣고 아이가 딴청을 피운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아이의 집중력은 단 몇초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활동적인 아이는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있지 않으므로 책 읽어주기가 더 힘들다. 결국 아이의 성향을 감안해 엄마가 적당한 책을 골라주거나 기존의 책을 알맞게 각색해 들려줘야 한다.

▽종이의 종류도 고려해야〓돌 전 한창 물고 뜯는 아이에게 종이가 약한 ‘페이퍼백(paperback·종이표지책)’은 금물. 이런 아이는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튼튼한 ‘보드북(boardbook·판지표지책)’이 제격. 대부분 유아용 영어책이 사이즈가 작은 보드북으로 된 것도 이 때문.

손놀림이 능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팝업북(pop―up book·책장을 넘기면 동물 등이 입체적으로 나타나는 책)’은 무리. 하지만 책이 망가져 쓰레기통으로 버릴 것을 감수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한 번 시도해볼 수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이렇게 읽어주세요

▽우리말 해석은 노(No!)〓영어는 영어로 읽는 것이 원칙. 아이가 영어로만 읽어주면 이해를 못할까봐 일일이 우리말로 해석해주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 그림만 봐도 아기가 대충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답답해하면서 설명을 요구하면 1 대 1로 번역하지 말고 그림 내용을 이해할 정도의 힌트만 우리말로 들려준다. 또 애가 재미를 잃지 않게 “어 이게 뭐야?” 등 그림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요령. 예를 들어 “밥 먹을 시간인데 스팟(Spot시리즈의 주인공 이름)이 안보이네. Where’s Spot? 우리 같이 스팟을 찾아올까?”라고 말한다.

▽동작과 감정 곁들여〓큰 아이일수록 영어그림책보다 우리 그림책을 더 좋아하기 쉽다. 모국어가 점점 익숙해지는 것도 이유지만 엄마들이 우리 그림책만큼 영어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지 못하는 탓도 있다. 재미있게 읽어주려면 우선 내용을 거의 외울 정도로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일부러 외우지 않아도 많이 읽어주면 저절로 외워진다. 또 동작을 곁들이고 감정을 넣어 읽어주면 재미있다.

그림책에 나오는 등장 인물의 표정이나 동작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도 좋은 방법. 책마다 하나쯤 아이가 좋아할 만한 특징적인 소리나 동작을 만들어주는 것도 요령.

◇연령별 권할 만한 영어그림책

연령

영어그림책

특징

0∼24개월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큰 그림에 같은 구가 계속 반복돼 처음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에게 적합

Goodnight Moon

잠자리에서 읽어주면 좋은 고전 그림책

Where’s Spot?

최근 수입된 보드북은 1세 미만에게 적합하고 첫 돌 이후는 기존의 페이퍼백이 권할 만함

Touch and Feel 시리즈

선명한 사진으로 만든 촉감책. 책을 넘길 수 있는 아이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

My First Word Book

그림이 선명해 아이의 인지발달에 좋은 사물그림책

25∼48개월

The Very Hungry Caterpillar

음식마다 구멍이 뚫려 있어 손으로 만져가며 볼 수 있는 책

Freight Train

의성어를 첨가해 역동감 있게 읽어주면 재미있는 책

Ten Black Dots

검은 점 열 개로 만들 수 있는 그림을 모아 수개념을 쉽게 접할 수 있음

We’re Going on a Bear Hunt

의성어와 반복되는 문장으로 재미를 주는 책

The Snowy Day

주인공 피터처럼 놀면 겨울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책

만5∼7세

Swimmy

‘으뜸 헤엄이’란 번역판 나옴

Where the Wild Things Are

‘괴물들이 사는 나라’란 번역판 나옴

In the Night Kitchen

‘깊은 밤 부엌에서’란 번역판 나옴

Curious George 시리즈

영어그림책을 꾸준히 접한 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적합

First Discovery Book 시리즈

책 중간 중간 투명필름을 넣어 효과를 배가한 자연관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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