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MP3 최후의 승자는?…美음반협 파일공유자 잇단고소

  • 입력 2003년 11월 2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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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반산업협회가 MP3를 불법으로 교환한 341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엄청난 금액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팬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고 있다. 반면 미국의 유명 로커 모비(사진)는 “음악 파일을 교환하는 팬들을 범죄자가 아니라 음악 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음반산업협회가 MP3를 불법으로 교환한 341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엄청난 금액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팬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고 있다. 반면 미국의 유명 로커 모비(사진)는 “음악 파일을 교환하는 팬들을 범죄자가 아니라 음악 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미국음반산업협회(RIAA)가 9월 초 인터넷상에서 MP3 파일을 무료로 교환해온 261명의 개인 네티즌들을 고소한데 이어 10월 30일 다시 80명을 추가 고소함으로써 음반사와 네티즌간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RIAA의 고소 대상은 ‘카자’ ‘그록스터’ 등 개인 대 개인 파일 교환(P2P) 서비스 사용자 중 음악 파일 1000개 이상씩을 공유하는 이들. RIAA 측은 이들에게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곡당 15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이 금액은 한 개인을 파산 상태로 몰아넣을 만한 돈이다.

RIAA가 개인을 상대로 법정공방을 벌이는 이유는 음반 불황의 원인을 MP3로 보기 때문. RIAA는 “지난 3년간 음반 판매가 31% 줄었으며 MP3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음반업계는 일부 CD 가격을 30% 인하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다.

RIAA의 공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러 갈래로 나오고 있다. 격주간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은 최근호에서 “고소를 당한 12세 소녀 브리애너 라하라와 가족은 다운로드가 불법이었음을 인정한 뒤 RIAA와 2000달러에 합의를 봤다”고 전했다. 반면 10대 딸이 고소당한 테리 피츠제럴드(48)는 “딸의 행위가 음반사들이 말하는 만큼 불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RIAA가 이 소송을 어디까지 끌고 갈 것인가 하는 점. RIAA 회장 캐리 셔먼은 “불법 MP3의 근절이야말로 음반사의 생존을 좌우한다는 인식을 확신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RIAA가 2000∼7500 달러의 합의금으로 156명과 합의한 것도 이번 소송의 선언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음반사들은 일단 소송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팝 전문지 ‘빌보드’는 최근 “‘카자’를 통한 파일 교환이 월 평균 670만 건에서 390만 건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르피어스’나 ‘베어셰어’ 등 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은 다른 P2P의 이용 횟수는 늘어나고 있어 RIAA의 법적 대응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롤링스톤’ 지도 “앞으로 수개월간 수천 건의 새로운 소송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V2 레코드의 앤디 거션 사장은 “RIAA의 소송은 네티즌들이 더 은밀한 파일 교환법을 찾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MP3파일 공유에 대한 설문 결과
질문아니오
무료 다운로드를 막는 방법으로 법정 소송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가?20%80%
고소당할 가능성 때문에 무료 다운로드를 그만둘 것인가?40%58%
인터넷 음악파일을 사는 것보다 음반을 사는 것을 더 선호하는가?93%7%
10∼12달러는 신보 CD의 가격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90%10%
자료출처:미국 롤링스톤 지(10월 16일자)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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