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라스의 부활'…소프라노 알리베르티 첫 내한독창회

  • 입력 2003년 9월 8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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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스(왼쪽)와 ‘칼라스의 부활’이라는 평을 들었던 알리베르티. -유윤종기자
칼라스(왼쪽)와 ‘칼라스의 부활’이라는 평을 들었던 알리베르티. -유윤종기자
“마리아 칼라스가 4년 만에 무덤에서 살아나오다.”

“눈을 뜨고 보면 매우 닮았다. 눈 감고 들어보면 더 닮았다.”

1981년 데뷔 당시 ‘칼라스의 부활’로 불리며 오페라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소프라노 루치아 알리베르티(47)가 첫 내한독창회를 갖는다. 23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http://lgart.com).

‘오페라 역사에서 BC란 칼라스 이전을 뜻한다’고 연출가 프랑코 제피렐리가 단언했듯이 성악 역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칼라스의 목소리와 창법은 기존의 프리마돈나들과 달랐다. 그의 목소리는 어둡고 칼칼하며, 높은 음에서 날카롭고 낮은 음에서는 굵었다.

그런데 칼라스가 1977년 세상을 떠난 뒤 4년 만에, 언뜻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그와 닮은 소프라노 알리베르티가 출현한 것. 목소리뿐 아니라 호리호리한 몸매, 매부리코, 입매 등 자태마저도 칼라스를 떠올리게 한다.

등 뒤에 칼라스의 그림자를 느끼며 유럽 오페라무대를 휩쓸기 시작한 지 22년. 그러나 이제 알리베르티는 위대한 선배가수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알리베르티의 목소리는 고음에서 칼라스보다 덜 카랑카랑하고 음표와 구절사이의 연결도 한층 부드럽다. 물론 그것이 칼라스보다 ‘낫다’는 절대적 표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라도.

오늘날 알리베르티가 힘을 쏟고 있는 레퍼토리는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등 19세기 중반의 ‘벨칸토 3거장’. 본디 ‘벨칸토’란 이탈리아식의 독특한 발성양식을 확립한 이들 세 거장 시대의 성악적 특징을 의미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는 푸치니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베르디 ‘운명의 힘’ 중 ‘신이여 평화를 주소서’ 등 19세기 말∼20세기 초 이탈리아 오페라 대표거장들의 아리아 외에 도니체티의 ‘안나 볼레나’, 로시니 ‘마호메트 2세’ 등 널리 소개되지 않은 ‘정통 벨칸토’ 아리아들을 소개한다.

작곡가로서의 활동도 알리베르티의 ‘칼라스 탈피 전략’ 중 하나. 최근의 리사이틀에서 자작곡 1, 2곡을 소개해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무도회풍의 경쾌한 자작 가곡 ‘사랑의 빛’을 노래한다. 3만∼6만원. 02-2005-011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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