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조수미 아리아의 ‘트리플 러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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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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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예술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만으로 5개 도시 순회 콘서트를 꾸미는 조수미 씨. 사진 제공 SMI엔터테인먼트
독일 예술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만으로 5개 도시 순회 콘서트를 꾸미는 조수미 씨. 사진 제공 SMI엔터테인먼트

초고난도 오페라 + 독일가곡
내달 28일부터 전국순회공연

2000년대 들어 뮤지컬 넘버와 팝에 이르기까지 레퍼토리를 넓혀온 ‘월드 디바’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오랜만에 독일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묶어 정통 클래식팬을 위한 콘서트를 연다. 3월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로 시작해 4월 마산, 대전, 일산, 인천으로 이어지는 5개 도시 투어 콘서트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에 나오는 체르비네타의 아리아 ‘고귀하신 공주님’이 눈길을 끈다. 이 아리아는 극단적으로 높은 음역에서 초고난도의 콜로라투라(목관악기의 빠른 손놀림을 연상시키는 기교) 악구들이 이어져 소프라노들의 진을 빼기로 유명하며 종종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소프라노 아리아’로 불린다. 피겨스케이팅으로 따지면 트리플 러츠나 트리플 악셀이 이어지는 것에 비교할 만하다.

조 씨는 1997년 영국 버진클래식스에서 출반된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에 체르비네타로 출연해 이 곡을 부른 뒤 세계 음반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았다. 그는 1999년 동아일보 기자에게 “이 노래는 음표가 요구하는 기교가 극한적일 뿐 아니라 섬세한 가사 해석과 감정 표현도 동시에 뒷받침해야 하기 때문에 음반이 아닌 실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더더욱 엄청난 도전”이라고 밝혔다.

독일 가곡으로는 베토벤 ‘그대를 사랑해’, 슈베르트 ‘송어’ ‘음악에’ ‘들장미’, 슈만 ‘헌정’ ‘달밤’, 멘델스존 ‘노래의 날개 위에’ 등을 부른다. 대부분 우리 귀에 친숙한 곡이지만 조 씨가 레퍼토리에 넣은 일은 드문 곡들이어서 의외의 느낌도 준다. 그러나 조 씨가 특유의 청초하면서도 윤기가 듬뿍 느껴지는 소릿결에 맞는 곡들을 골랐다는 점도 확인된다. ‘들장미’ ‘송어’의 빠른 악구는 그가 가진 날렵함과 정교한 해석이 빛날 수 있는 부분. ‘헌정’에서는 그의 높은 음역이 가진 휘황한 음색을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이번 연주에서 선보이는 독일 가곡들은 3월 세계 최고 권위의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CD로 발매된다. 서울 공연 8만∼17만 원. 1544-1555, 02-3461-0976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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