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이야기]마크 휴스감독의 도전과 시련

  • 입력 2008년 11월 20일 06시 18분


“맨시티를 세계 최고 클럽으로”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시는 100년이 넘게 팀 컬러가 전혀 다른 두 개의 팀을 보유하고 있다. 빨간 유니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연한 파란색 유니폼의 맨체스터 시티를 압도해 왔다. 맨유는 열광적인 팬을 확보해 전 세계 구단 중 최고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뛴다는 이유로 역대 한국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맨유에 비하면 시티는 ‘빈민 구단’이었다. 돈에서나 기대감에서나 언제나 맨유에 뒤졌다. 하지만 시티 팬들의 열정은 결코 맨유 팬들에 뒤지지 않았다.

지난해 시티의 재산에 큰 변화가 왔다. 망명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시티 구단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탁신 전 총리는 자신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시티를 인수했다. 그는 시티를 통해 군부가 자신을 내쫓고 돈을 빼앗고 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한 태국의 민심이 바뀌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태국 정부가 탁신 전 총리의 자산을 동결하자 그는 시티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왕족에게 팔았다. 아부다비 왕족은 시티 인수 선물로 3250만 파운드(약 690억 원)를 투자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브라질 출신 호비뉴를 영입했다. 잉글랜드의 근육질 선수들에 비해 호비뉴는 참새 정도로 약해 보인다. 하지만 호비뉴는 재빨리 적응했다. 멋진 골을 터뜨렸고 비록 영어를 하지 못하지만 11월 15일엔 팀의 주장이 됐다.

한때 맨유의 득점기계였던 마크 휴스 시티 감독은 당시 지기 싫어하는 아랍의 왕족이 자기의 목을 날릴 것이란 신문 보도를 접했다. 휴스 감독은 아부다비로 소환됐고 전 세계 부호 중 한 사람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왕을 만났다. 왕은 시티를 어떻게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두 시간 뒤 왕은 “휴스 감독이 전권을 가진다”고 선언했다. 휴스 감독은 당시 “지금은 팀 만들기가 진행 중”이라며 “잉글랜드와 스페인, 독일에서 뛴 경험을 살려 시티를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도 휴스 감독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휴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맨유에서 345경기에 출전해 119골을 넣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는 거칠었지만 밖에선 조용했다.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빨아들였다.

아부다비에서 돌아온 뒤 휴스 감독은 브라질 출신 선수 3명을 호출했다. 엘라누와 조 등 2명은 트러블메이커였다. 엔트리에서 빠진 것을 두고 언론 앞에서 울기까지 했던 엘라누에겐 다신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하며 “할 말이 있으면 내게 와서 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주급 4만 파운드를 벌금으로 압수했고 다음 경기에도 출전시키지 않았다. 휴스 감독은 젊은 공격수 조는 목감기로 몸조리를 해야 할 때 나이트클럽에 갔다는 이유로 더 심하게 꾸짖었다.

휴스 감독은 호비뉴를 불러 주장 리처드 던이 출전하지 못한 경기에서 주장을 맡으라고 지시했다. 그는 “호비뉴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의가 있다”고 말한다.

휴스 감독은 “시티를 맨체스터 최고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것은 세계 최고의 클럽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시간만이 그를 평가할 것이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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