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KT 돌풍이 몰고온 부산팬 응원 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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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정규시즌 마지막 날이던 7일 KT의 홈 코트인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올 시즌 최다인 9907명의 관중이 몰렸다. KT가 극적으로 우승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KT는 이날 KT&G를 이겨 모비스와 40승 14패로 동률을 이루고도 맞대결 득실차에서 뒤져 2위에 머물렀다. KT는 이례적으로 준우승을 기념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체육관에 내걸며 자리를 떠날 줄 모르던 팬들과 함께 아쉬움을 달랬다.

올 시즌 부산의 농구 열기는 뜨거웠다. KT의 홈 평균 관중은 4879명으로 지난 시즌(236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10개 팀 중 최다 증가다. 8개 팀은 오히려 관중이 20% 가까이 줄었다. 신종 인플루엔자A 여파와 상하위 팀의 격차가 일찌감치 크게 벌어져 흥행에 차질을 빚은 탓이다. 반면 KT의 총관중은 역대 팀 최다인 13만1730명을 기록했다.

사실 사직체육관은 썰렁하기로 유명했다. 야구의 인기에 밀린 데다 관중 수용 규모가 국내 최대인 1만4000명에 이르러 어지간한 관중수로는 빈자리가 눈에 더 띌 정도였다. 1997시즌부터 부산이 연고지였던 기아(현 모비스)는 관중 확보에 애를 먹다 2001년 울산으로 안방을 옮기기까지 했다.

2003년 코리아텐더를 인수해 다시 부산에 둥지를 튼 KT가 올 시즌 관중 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지난 시즌 최하위의 부진에서 벗어나 우승 경쟁을 펼친 효과가 컸다. KT는 확실한 흥행 카드인 대형 스타는 없어도 새로 지휘봉을 잡은 전창진 감독을 중심으로 끈끈한 조직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팬들에게 어필했다. KT 프런트의 노력도 컸다. 비시즌에 프로야구 롯데의 연고지인 사직구장과 부산 지하철 등에서 농구단 홍보에 공을 들였다. 가족, 연인 관중 확보를 위한 다양한 좌석 마케팅도 도움이 됐다.

전창진 감독은 “KT가 2위까지 오른 데는 팬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 선수들이 더 신바람을 냈다”고 말했다.

프로 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올 시즌 꼴찌 돌풍을 일으키며 코트의 봄을 맞이한 KT 역시 새삼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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