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Fan, 축구 人이 되다] EA 스포츠 사원이 밝히는 ‘덕업일치’의 어려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11일 05시 30분


즐겨하던 게임이 이제는 업무의 일부가 되었다는 EA 스포츠 박철민. 사진제공|서보원
즐겨하던 게임이 이제는 업무의 일부가 되었다는 EA 스포츠 박철민. 사진제공|서보원
‘덕업일치’라는 말은 관심사가 직업이 되는 것을 가리키는 유행어다. [축구 Fan, 축구 人이 되다]에서는 축구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다양하고 직간접적인 축구인이 된 모습을 조명하고자 한다.

축구팬이라면 한 번쯤은 축구 게임을 해봤을 것이다. EA 스포츠 기획팀의 박철민 역시 ‘피파 온라인 1’ 유저였다. ‘캡틴 제라드’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던 그는 어느덧 제라드를 게임 속에서 구현하는 ‘피파 온라인 4’ 기획팀 직원이 되었다.

지난 9월 20일, 회사 근처의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덕업일치에 대해 묻자 그는 대번에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좋을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예상 외의 답변이었다.

박철민은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걸 직업으로 하는 게 낫다. 물론 그게 좋아하는 것이라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직업이 되면 마냥 즐기기 어려워진다. 축구가 쳐다보기 싫을 때도 있고 취미 하나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고 했다. 또한 “퇴근하고 집에서 게임을 켜면 가끔 재택근무를 하는 것 같아 잘 하지 않게 되었다”며 취미가 직업이 된다고 해서 마냥 좋지만은 않음을 내비쳤다.

그는 스스로를 “잘하는 것이 없어 좋아하는 것을 좇은 케이스”라고 했다. 광고를 전공했음에도 단 한 번도 공모전에 입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에 도전했다. 취미를 잃었지만 운 좋게 잘 풀렸다. 학생 시절에 즐겨 했던 축구 게임 회사를 찾은 박철민은 ‘피파 온라인’의 새 시리즈 탄생에 함께했다.

“축구를 즐길 수는 없어서 아쉽다. 그래도 게임을 즐기는 축구팬들을 보는 것이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다”라는 박철민은 ‘덕업일치’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원하는 길을 위해선 느리게 가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결국은 얼마나 도전하느냐다. 떨어질 때까지 떨어져 봐야 추진력을 얻기도 한다. 힘들더라도 끈기 있게 도전했으면 좋겠다.”

서보원 대학생 명예기자 boohe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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