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머리 깎은 감독님, 그 뜻 받든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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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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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삼성 대파 연패탈출

전창진 감독은 KT 사령탑에 오른 2009년부터 올해까지 진기록 하나를 갖고 있다. 3경기 연속 패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흔히 감독들은 연승은 못해도 괜찮지만 연패는 꼭 피하고 싶다고 말한다. 패배의 장기화가 어떤 고통을 주는지 분명해서다. 이런 면에서 전 감독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번 시즌 들어 지난해 말까지 전 감독은 3차례 2연패에 빠져 위기를 맞았지만 번번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런 그가 1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103-62의 대승을 거둬 연패를 ‘2’에서 끊었다. KT의 41점 차 승리는 올 시즌 최다 점수차 기록이며 역대 기록에도 1점만이 부족했다. 전 감독은 “3년 동안 3연패가 없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강팀은 연패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전 감독은 서울 강남의 숙소 근처 미장원에서 머리를 짧게 깎았다. 최근 느슨한 경기를 펼쳤던 KT 선수들은 달라진 헤어스타일이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알아챈 듯했다. 열심히 뛰고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던 초심을 강조했던 감독의 주문대로 KT는 모처럼 유기적인 협력 수비를 펼쳤고 결정적인 찬스를 위해 무리한 공격 욕심은 버렸다. KT는 조성민(16득점), 조동현(11득점), 양우섭(10득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다. 그동안 귀에 못이 박이도록 지시받은 패턴 플레이를 무시해 감독의 속을 끓였던 KT 찰스 로드는 24득점, 15리바운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한 3위 KT는 2위 인삼공사를 2경기차로 쫓았다.

경기장 귀빈석에는 한 외국인 남성이 눈길을 끌었다.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무적으로 이끌고 있는 가빈이었다. 이날 삼성은 가빈 같은 특급 외국인 선수가 있어도 승산이 없을 만큼 국내 선수들이 무기력했던 반면 KT는 단단했다. 농구 선수를 하다 배구로 전향한 가빈은 “네댓 번 경기를 보러 왔는데 삼성의 기복이 너무 심했다”고 지적했다.

전주에서 4위 KCC는 모비스를 87-76으로 꺾고 KT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6위 모비스와 7위 SK의 승차는 1.5경기로 줄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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