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2017시즌 비디오판독 결산, ‘매의 눈’은 누구였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21일 05시 30분


2017년 정규시즌 비디오판독 요청은 총 706회였다. 판정이 번복된 것은 220회로 31.2%였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24.6%의 번복율을 기록했다. 스포츠동아DB
2017년 정규시즌 비디오판독 요청은 총 706회였다. 판정이 번복된 것은 220회로 31.2%였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24.6%의 번복율을 기록했다. 스포츠동아DB
KBO는 2014년 후반기부터 심판합의판정을 실시한 뒤 올해 서울 상암동에 비디오판독센터를 구축하고 자체 비디오판독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판독센터를 서울 도곡동의 KBO 사무국 내부로 옮겨 운영하기 위해 현재 이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디오판독센터 도입 첫해인 2017시즌 비디오판독을 분석해본다. 어떤 유형의 비디오판독이 가장 많았고, 어떤 항목에서 가장 많은 번복이 이뤄졌을까. 아울러 어떤 팀이 가장 재미를 봤을까.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1루에서 KIA 버나디나가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KIA측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으나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 1루에서 KIA 버나디나가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태그아웃 당하고 있다. KIA측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으나 판정이 번복되지 않았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최다 요청 항목은 태그-포스아웃 여부

2017년 정규시즌 비디오판독 요청은 총 706회로 집계됐다. 원심이 그대로 유지된 것은 486회, 번복된 것은 220회로 나타났다. 전체 판정 번복률은 31.2%라는 의미다. 다시 말해 3차례 비디오판독을 하면 2차례 정도는 원심이 유지되고, 1차례 정도는 최초 판정이 바뀌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가장 많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한 항목은 무엇일까. 집계 결과 태그아웃과 포스아웃 여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태그아웃 여부에 대한 비디오판독 요청이 총 291회로 전체 비디오판독 중 41.2%나 돼 1위 항목으로 분류됐다. 이어 포스아웃 여부에 대한 요청이 285회(40.4%)로 2위를 차지했다. 둘은 합치면 총 576회로, 비디오판독 요청 706회 중 81.6%나 된다. 그만큼 가장 민감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나머지 항목은 모두 한 자릿수 이하였다. 홈런 여부가 46회(6.5%)로 3위, 포구 여부가 26회(3.7%)가 4위에 올랐다. 몸에 맞는 공(사구) 및 파울/스윙 여부가 19회(2.7%)였고, 페어/파울 여부가 17회(2.4%)로 뒤를 이었다. 홈충돌과 관련한 비디오판독 요청은 3회(0.4%)에 불과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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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복률 가장 높은 항목은 사구 여부

항목에 따라 번복률을 분석해보면 사구 여부가 47.6%로 가장 높았다. 그만큼 투구가 타자의 몸이나 유니폼에 스쳤는지 아닌지를 심판이 육안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어 포스아웃(36.8%), 파울/헛스윙(31.6%), 태그아웃(29.6%)이 번복률 상위권을 차지하는 항목으로 나타났다. 페어와 파울 여부는 총 17회 시도 중 번복된 사례는 한 번(5.9%)에 불과해 가장 번복 가능성이 낮은 항목으로 분류됐다. 홈충돌 판정 번복률은 33.3%지만 표본수가 3회(유지 2회, 번복 1회)밖에 안 돼 큰 의미를 둘 수는 없다.

● 가장 재미 본 구단은 삼성, 번복률 최하위는 kt

구단별로 보면 삼성이 비디오판독 요청으로 가장 재미를 본 구단으로 집계됐다. 삼성은 올 시즌 총 76차례 비디오판독을 요청해 그 중 29차례 번복을 이끌어냈다. 10개 구단 중 최다 번복횟수와 함께 최고 번복률(38.2)을 동시에 기록했다. 번복률만 보면 넥센이 35.4%(65회 요청, 23회 번복)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번복횟수와 번복률 최하위를 기록한 구단은 kt였다. 69차례 시도했지만 최초 판정이 바뀐 것은 17회에 불과했다. 번복률 24.6%였다. NC는 비디오판독 최소 요청(59회) 구단으로, 번복횟수도 15회로 가장 적었다. 번복률은 25.4%로 9위였다. 롯데도 번복률이 26.7%(75회 시도, 20회 번복)로 썩 좋지 않았다.


반면 비디오판독을 가장 많이 요청한 구단은 KIA다. 총 88차례 시도했다. 번복횟수는 28회로 삼성에 이어 2위, 번복률은 31.8%로 5위였다. LG는 83회 비디오판독 요청 후 25회 번복을 이끌어내면서 최다 요청 2위, 번복횟수 3위, 번복률(30.1%) 7위를 기록했다.

‘매의 눈’을 통해 많은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고, 높은 번복률을 기록한 것은 분명 해당 구단에겐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숫자 줄세우기를 통해 비디오판독의 성패를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벤치에서 번복 가능성이 낮은 줄 알면서도 승부처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지막 확인을 하기 위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경기당 2차례 비디오판독 요청 기회가 있기에 이를 소진하기 위해 시도해보는 사례도 있다. 물론 번복횟수와 번복률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과 어떤 타이밍에서 판정 번복을 이끌어내느냐가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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