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옥의 가슴속 글과 그림]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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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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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매터, ‘구름처럼 가벼운’. 도판 제공 ㈜시공사
조던 매터, ‘구름처럼 가벼운’. 도판 제공 ㈜시공사
사진 조작이나 합성이 아닐까?

숲속 공원 꽃밭 위에 떠 있는 남자를 찍은 사진은 이런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러나 사진 속의 남자는 오직 자신의 의지와 힘만으로 공중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뒤로 공중제비를 도는 남자는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무용수인 제이슨이다.

미국의 사진작가인 조던 매터는 와이어도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보정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이 놀라운 작품을 창조했다. 지상에 묶여 있는 인간이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어떻게 사진에 담을 수 있었을까. 작가의 육성으로 직접 들어보자.

“무용수들을 촬영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다.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데다 포착하고 싶은 순간은 1000분의 1초밖에 지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제이슨이 두 그루 나무 사이에서 붕 뜬 상태로 마치 뒤집힌 해먹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거의 불가능한 요구였지만 제이슨은 달려가다가 뒤로 공중제비를 스물아홉 번이나 넘었고 우리는 그중에서 단 한 번 성공적인 사진을 얻었다. 그 결정적인 한 컷이면 충분했다.”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인 무용수 바츨라프 니진스키는 중력을 초월하는 자유로운 인간의 전형이다. 그는 ‘장미의 정령’이라는 공연에서 무대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마치 파리처럼 바닥에서 날아올라 자신이 원하는 만큼 공중에서 머물렀다가 내려오고 싶을 때 무대로 되돌아오곤 했다. 이 무용의 신은 “당신의 삶에서 최고의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춤을 추는 시간입니다. 그보다 더 황홀한 순간은 춤추는 나 자신이 사라지고 오직 춤만이 남는 순간이지요. 나는 그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이 사진은 ‘인간은 왜 중력에 도전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승하고 싶은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도약한다. 단 한 번의 성공적인 도약을 위해 수많은 도약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 협회장
#조던 매터#무용수#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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