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성신 2015 청사진’ 추진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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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운정그린캠퍼스를 새로 건설하고 글로벌의과학과 등 첨단학과 육성을 통해 차세대 여성 리더를 길러내는 경쟁력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운정그린캠퍼스를 새로 건설하고 글로벌의과학과 등 첨단학과 육성을 통해 차세대 여성 리더를 길러내는 경쟁력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글로벌의과학과, 의사진출 디딤돌될 것”
입학사정관 5명 정규직 채용 ‘차세대 리더’ 선발
상위학과 선정-유사학과 통폐합 가장 어려웠죠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53)은 취임 2년을 맞아 올 2학기부터 ‘성신 2015 발전 계획’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다. 성신학원 이사장 재직 시절인 2006년 국립의료원 간호대를 인수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제2캠퍼스인 ‘운정그린캠퍼스’를 착공하는 등 경영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22일 서울 성북구 동선동 수정캠퍼스 총장실에서 심 총장을 만나 발전 청사진을 들어봤다.

중국 출장에서 막 돌아왔다는 심 총장은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국가유공자 자녀 학생, 교직원들과 함께 하얼빈을 방문해 안 의사의 발자취를 돌아보았다”며 “학생들이 국가와 애국심을 생각하는 산교육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학교가 확 바뀐 것 같습니다.

“설립자인 운정 이숙종 박사가 1936년 학교를 설립한 이후 아마 가장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겁니다. 운정그린캠퍼스는 5만4200m²(약 1만6399평)의 녹지를 갖춘 친환경 캠퍼스로 2011년 3월 문을 엽니다. 자연과학대, 생활과학대, 간호대가 옮겨갑니다. 간호대를 인수한 뒤 해당 학과는 물론 다른 학과 입학 경쟁률도 껑충 뛰었어요. 올해 신설하는 글로벌의과학과 7.6 대 1을 포함해 전체 경쟁률이 18 대 1로 여대 중 가장 높았어요.”

―글로벌의과학과는 어떤 학과인가요.

“국내 의학·약학전문대학원 진학이나 미국 아메리칸대 앤티가의대(AUA)와 연계한 미국의사 자격 취득을 위한 과정입니다. 일종의 프리메디컬 스쿨(Premedical School)이죠. 국내에서 4년 과정을 이수하면 의전원 진학 등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갖출 수 있고, 원할 경우 AUA 4년 과정에 편입해 1, 2차 의사면허시험을 거쳐 미국의사 자격증을 딸 수 있습니다. 정원 40명 중 수시에서 20명, 정시에서 20명을 뽑습니다. 수시 지원자격을 상위 8% 학생에게 주는데도 경쟁률이 높았어요. 고령화와 가족복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원어민과 1 대 1로 영어 회화, 쓰기 등 맞춤식으로 교육해 영어 구사능력을 키우는 ‘국제정예요원’ 과정이 있어요. 해외 유수 대학원 박사과정 진학자에게는 2년간 학비도 지원합니다. 지금은 13개국 54개 대학에 매년 교환학생을 130명 정도 보냅니다.”

―학교 조직을 어떻게 효율화했나요.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해 강점과 약점을 모두 분석한 뒤 ‘성신 2015 발전 계획’을 마련했어요. 학과 구조조정이 가장 어려웠지요. 상위 10개 학과는 집중 육성하는 대신 수요가 적은 학과는 유사 학과와 통폐합하고, 법학과는 법대로 승격시켰죠. 진통이 조금 있었지만 제가 직접 설득했습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연구실적, 강의평가, 학생지도평가 등을 강화했습니다. 대신 7년 주기인 교수 안식년을 지식발전 속도가 빠른 전공은 4, 5년에도 갈 수 있게 했어요. 교수님들이 조금 힘들어졌지만 그래야 좋은 교육을 할 수 있습니다.”

―학생 선발에선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자율전공학부의 신설입니다. 각 학과는 정원의 10%를 자율전공학부의 정원으로 선발합니다. 정시모집 정원은 ‘가’군 49명, ‘나’군 33명이며 교수 한 명이 학생 10명을 지도합니다. 아너스 프로그램(Honors Program)을 통해 특별지도와 지원도 합니다. 우수 인재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성신문화인’이란 표어를 내세웠는데….

“세계화 다문화 환경 속에서 여성문화를 이끄는 창의적 인재가 곧 ‘성신문화인’입니다. 발전 계획의 핵심과제인 대학 특성화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문화 분야의 특성화입니다. 이를 위해 교양교육을 전면 재편했습니다. 총장 직속기구로 ‘교양교육원’을 신설하고 교양과정도 필수교양 핵심교양 일반교양으로 나누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창의적 문화인 양성과정’을 이수하도록 해 문화체험활동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성신여대는 1학기에 입학사정관 5명을 채용했다. 다른 대학들은 비정규직이 많지만 심 총장은 “신분이 안정돼야 우수인력이 온다”며 언론인, 경제연구소 연구원, 고교 교사, 영어교육과 및 영문학 석·박사를 정규직으로 선발했다. 심 총장은 “올해도 교육과학기술부의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 대학으로 선정돼 특정 분야에 뛰어난 학생 319명을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 총장은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신식 총장’으로 인기가 높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젊은 여교수들과 함께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을 선보이거나 휴대전화로 입학 축하 동영상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신여대 동문에다 본교 의류학과 교수 출신인 심 총장은 “젊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엄마 같고, 언니 같고, 선배 같은 총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심 총장은 끝으로 “여대의 특성을 살려 문화적 소양과 글로벌 역량을 겸비한 차세대 여성 인력을 키워내겠다”며 “이를 위해 2년간 학교발전기금 97억 원을 모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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