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쇠락한 거리에 희망 주는 ‘착한 음악회’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6시 02분


코멘트
부산문화재단-‘팝 인 라이프 빅밴드’ 수영구 거리공연
지역 상인들 “상권 활성화에 도움된다” 환영

대중문화와 엘리트문화의 ‘경계 허물기’가 부산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재생 프로젝트 사업의 하나로 거리에서 펼치는 문화예술 활동이 그것. 부산문화재단과 모던 밴드 팀인 ‘팝 인 라이프 빅 밴드’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9일 오후 7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수영구 유토피아호텔 옆 공터에서 ‘이 거리에 문화를-착한 음악회’를 열었다. 3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음악회를 연다. 내년에도 시민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거리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두 차례 거리공연에는 팝 인 라이프 빅 밴드팀 17명과 부산대 국악과 권은영 교수가 이끄는 부산거문고악회 팀 9명, 바이올린으로 퓨전 음악을 연주하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도진미 씨 등 30명이 참가했다.

부산문화재단은 공연 이후 현장에서 관람객 고객 만족도와 도시재생 실현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조사한 설문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인근 41개 업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착한 음악회’를 보았다는 사람은 85%였으며 공연에 대해 47%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지역 상인들이 음악회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셈. ‘음악회가 거리 활성화에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9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88%는 당일 매상이 올랐다고 밝혔다.

20년 전 번창했으나 지금은 쇠퇴한 수영 거리에 ‘음악’이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부산문화재단은 원(原)도심과 소외지역에 생기를 더해주고 균형 있는 도시 발전과 재생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이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부산문화재단 박소윤 씨는 “좋은 음악회가 생활 속의 문화예술로 다가가고,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 3월 결성한 부산거문고악회는 15일 오후 7시 반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창단연주회를 갖는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거문고 연주가와 부산대 국악학과에서 거문고를 전공한 학생들로 구성된 이 팀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8월 29일에는 부산해양항만청에서 주관한 등대음악회에, 지난달 2일에는 금정문화회관 수요음악회에, 이달 1일에는 부산대 목요 아트스페셜에 출연했다. 동호인을 위해 국악 동아리 어울림과 공동으로 해운대 신시가지 소리마을 국악학원에서 강습도 한다. 051-744-7707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