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무학 울산공장 7년여 만에 내달 완공

  • 입력 2009년 8월 10일 06시 25분


문화재 발굴비용 회사측서 부담… 市, 감사패 전달 계획

㈜무학은 울산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에 무학 울산공장을 다음 달 완공하고 하루 50만 병의 ‘화이트 소주’를 생산한다고 9일 밝혔다. 공장 건립을 추진한 지 무려 7년10개월 만이다. 이는 공장 건립예정지 내에서 문화재가 발견됐기 때문이며 매장 문화재 발굴로 공장 건립이 지연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왔다.

이 회사가 교동리 일원 1만9489m²(5900평)에 울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은 2001년 11월. 2002년 1월까지 땅 매입을 끝낸 뒤 매장 문화재 분포를 알아보는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문화재보호법(제53조)에는 건설공사는 3만 m² 이상일 때 지표조사를 하도록 돼 있지만, 울산공장 용지는 ‘유적 분포 예정지’여서 면적에 상관없이 지표조사를 하도록 규정돼 있다.

무학 측은 지표조사와 병행해 2004년 12월 공장 건축허가도 받았다. 당초 완공 예정은 2005년 12월. 그러나 울산문화재연구원이 2005년 3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문화재 발굴 작업을 한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72기)와 삼국시대 석실묘 등이 발굴되면서 공장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 문화재청은 2007년 5월 공장용지 가운데 9990m²(3020평)에 대해 원형보존 결정을 내렸다. 당초 공장을 짓기로 한 땅의 절반가량인 9499m(2870평)밖에 공장을 지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무학 측은 지상 2층 2개동으로 짓기로 한 창고와 공장을 지상 4층 1개동으로 변경했다. 소주 생산라인의 컨베이어벨트는 한개 층에 길게 설치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1, 2층에 걸쳐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해야 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을 제외하고도 문화재 발굴비용(4억8600만 원)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무학 측이 전액 부담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울산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10월 열릴 준공식에서 매장 문화재가 발굴돼 엄청난 손해를 보고도 울산공장을 계획대로 준공한 무학의 최재호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계획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