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푸르고 값싸게’ 생활용품 만들어볼까

  • 입력 2009년 6월 18일 06시 57분


‘녹색꿈 주부 환경강좌’ 인기
화장품에서 벌레퇴치제까지 “천연재료라 안심하고 써요”

인천 남동구 간석동 A아파트에서 사는 권희주 씨(51)는 ‘지구를 생각하는 알뜰 주부’로 통한다. 자원봉사활동에 열심인 권 씨는 청소년캠프에 참가할 때 손수 만든 ‘천연 벌레 퇴치제’를 꼭 갖고 간다. 생태교육이 실시되기 전 청소년들이 입은 겉옷에 이 퇴치제를 뿌려주기 위해서다. 그러면 늪지나 숲 속에 있어도 모기, 쐐기벌레의 공격을 받지 않고 편하게 학습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이 약을 뿌려주고 있다. 또 그의 화장대 위에는 스킨로션, 영양크림, 자외선 차단 선크림, 눈주름 방지 아이크림 등 수제 화장품이 놓여 있다.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은 이 수제 용품의 유효기간은 3개월이어서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쓰고 있다. 권 씨는 3년 전부터 이 수제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고가 화장품보다 피부에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권 씨는 “시중가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싼값인 데다 몸에 전혀 해롭지 않고 안전하기 때문에 꾸준히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2007년 11월부터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오후 2시 ‘녹색 꿈 주부 환경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권 씨도 이 강좌를 통해 천연화장품 제조 비법을 배웠기 때문에 이제는 이 강좌의 ‘열혈 수강생’ 가운데 한 명이다.

17일 오후 2시 남구 주안8동 인천환경운동연합 교육실에서 열린 6월 강좌에서는 여름철에 유용한 ‘벌레퇴치제’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교육실에는 비커, 거품기 등 퇴치제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구들과 각종 재료가 준비돼 있었다. 이날의 주요 재료는 벌레들이 싫어하는 식물 추출액인 시트로넬라, 페퍼민트, 티트리 등 ‘에센스 오일’과 정제수, 에탄올(에틸알코올) 등.

이날 10여 명의 수강생은 1대 1 비율로 섞은 정제수와 에탄올에다 에센스 오일을 5∼10방울 떨어뜨리는 제조법을 익혔다. 집 안에 서식하는 모기, 바퀴벌레, 개미, 진드기 등은 에센스 오일에 들어가는 3개 식물추출 향기를 아주 싫어해 얼씬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시중 제품처럼 벌레를 죽이지는 않고 쫓기만 한다. 1회 분사로 3, 4시간 효과를 나타낼 만큼 향이 진한 것도 장점이다.

수강생들은 각자 3000원의 수강료를 내고 제조법을 익힌 뒤 자신이 만든 100mL 분량의 퇴치제를 집으로 갖고 갔다. 이 정도의 양이면 3개월 정도 쓸 수 있어 여름 한 철을 충분히 지낼 수 있다.

7월 강좌에서는 ‘천연에코치약’ 제조법을 알려줄 예정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치약에는 암 유발 성분으로 알려진 황산나트륨이 포함돼 있지만 천연치약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죽염과 세정 및 연마제 역할을 하는 중조 등을 섞어 만든다.

환경강좌에서는 그동안 면 생리대, 천연비누, 천연샴푸, 천연화장품 등을 만드는 방법과 아토피 피부염 방지 교육을 해왔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강숙현 부장은 “제조법을 익히고 나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원재료를 구해 천연 용품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며 “환경강좌를 수강한 500여 명의 회원을 중심으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생활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032-426-2767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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