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기업슈퍼 일회용 비닐봉투 판매금지 1주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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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척 팔고… 매장 “남은 봉투 많아”
몰라서 사고… 고객 “처음 듣는 얘기”

7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기업슈퍼마켓(SSM) 계산대에서는 판매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손님이 계산한 물건을 일회용 비닐봉투에 담아주고 있었다. 이 점포 계산원은 “1일부터 일회용 비닐봉투를 팔면 안 되는 것은 알지만 아직 봉투가 많이 남은 데다 손님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어려워 50원에 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이어 SSM에서도 1일부터 일회용 비닐봉투 판매가 금지됐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버젓이 비닐봉투를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10월 맺은 ‘일회용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 협약에 따라 롯데슈퍼와 GS수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전국 830여 개 SSM 매장에서 1일부터 일회용 비닐봉투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현재 일부 SSM 점포에서는 비닐봉투가 공공연히 팔리고 있다. 1일부터 SSM 매장에서는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재사용 쓰레기 종량제 봉투나 종이봉투만 팔 수 있다.

서울 양천구의 다른 SSM 매장에서도 ‘2월 1일부터 비닐봉투를 팔지 않습니다’라는 안내판이 계산대 앞에 있었지만 50원을 내면 일회용 비닐봉투를 쉽게 살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SSM 점포는 일회용 비닐봉투 판매를 중단했지만 이들 매장에서도 손님이 불편을 호소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홍보가 잘되지 않아 비닐봉투 판매가 중지된 것을 모르고 미처 장바구니도 준비하지 않은 채 빈손으로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물건을 그냥 들고 나갔다. 아니면 생선이나 흙 묻은 채소 등을 담을 수 있게 준비해 둔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 갔다.

이 매장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박모 씨(55)는 “비닐봉투가 필요하면 위생 비닐봉투에 물건을 담아 가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일회용 봉투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가 무색한 셈이다.

일회용 비닐봉투의 대안으로 마련한 재사용 종량제 봉투(쓰레기 종량제 봉투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20L용량의 큰 것밖에 준비하지 않은 점포가 많아 몇 개 안 되는 물건을 커다란 20L 봉투에 담느라 불평하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주부 이모 씨(55)는 “매장에서 비닐봉투를 팔아 일회용 비닐봉투 판매가 금지된 줄 몰랐다”며 “취지 자체는 좋은 만큼 홍보를 잘해 일회용 봉투 판매 중지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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