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15일]빗물에 몸씻는 푸른나무

  • 입력 1998년 7월 14일 20시 28분


복날 비가 오면 청산 보은의 큰 애기가 운다(?).

충북 청산과 보은은 대추의 본고장.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핀다 했으니 비가 내리면 한해 대추농사를 망칠밖에. 그래서 ‘날 잡은’ 큰 애기가 혼수 걱정에 눈물 잘 날이 없다(?).

천지조화 속에 춤추는 인심. 장마철, 때아닌 ‘햇볕론’ 공방이 수은주를 지핀다. 아침 19∼24도, 낮 24∼28도. 흐리고 비.

남북의 길이 끊긴지 반세기. 정녕, 길이 없다면 차라리 한 그루 등나무가 되어야 할까. ‘세상의 모든 길은/뿌리부터 헝클어져 있는 것,/네 마음의 처마끝에 닿을 때까지/아아,그리하여 너를 꽃피울 때까지/내 삶이 꼬이고 또 꼬여/오장육부가 뒤틀려도/나는 나를 친친 감으리/너에게로 가는//길이 없다면…’(안도현)

〈이기우 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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