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17일]계곡물은 얼음장 밑에서 지저귀고

  • 입력 1998년 2월 16일 19시 30분


‘싼 맛’에 부쩍 산을 찾는다던가.

겨울이 고개를 꺾은 초입(初入). 여기저기서 ‘봄의 총성’이 울려퍼진다. 새들은 가벼운 날갯짓으로 봄을 ‘풀무질’하고, 눈꽃이 흘린 눈물자국엔 무수히 ‘봄비늘’이 내려앉았다.

겨우내 갇혀 지낸 계곡의 물은 얼음장 밑을 흐느끼는데, 저 멀리 산마루에선 서러운 산까마귀, 찬바람의 발목을 잡는구나….

맑은 뒤 흐리겠다. 아침 영하5도∼영상3도, 낮 최고기온은 10∼15도. 어제와 비슷.

봄비에 젖은 눈사람이 한탄했다. “우리는 본시 한 몸이건만 어찌 이리 아프게 하는가?”

빗물이 말하였다. “그 옛날 스스로 식솔들의 목을 친 장수를 아느냐. ‘목 없는’ 네 목숨이 다했으니,차라리 내 손으로 베리라….”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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