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광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지가 나와 있지만 지난달 발간된 이 책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바로 젊은이의 눈높이에서 서울을 바라봤다는 점.
서울룩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재학생 35명이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오르내리며 완성한 작품. 발품을 판 글과 사진, 손으로 그린 약도, 쇼핑몰의 가격 편의시설 이동성 등 소소한 부분까지 정성을 들였다.
서울룩 편집장 함영철씨(27·신문방송4)와 인터넷 사이트(www.seoullook.com) 운영자 이의량씨(24·여·신문방송4), 그리고 발행인 윤태원 ㈜파인존 대표(55)가 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함씨는 고생담부터 늘어놓는다.
“수업이 끝난 뒤나 주말을 이용해 지하철역 주변을 돌아다녔어요. ‘스폰서 구하러 온 거면 나가 달라’며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죠. 물론 ‘수고한다’며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는 주인도 있었죠.”
이씨도 “첫 취재 때 용기를 내 한 상점에 들어갔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한참을 머뭇거린 적이 있다”며 “하지만 몇 번을 돌아다니다 보니 얼굴에 철판을 깔게 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렇게 고생한 덕분에 이 책은 남녀노소가 먹고 마시고 쇼핑할 수 있는 역세권 문화를 꼼꼼하게 짚어냈다. 종각 시청역(1호선)이 서울의 시작이라면, 신촌 이대 홍대입구역(2호선)은 젊은이의 놀이터. 경복궁 안국역(3호선)은 복고와 현대가 공존하고, 혜화 동대문 명동역(4호선)은 대표적인 이벤트 공간이다.
윤 대표는 2002년 일본 도쿄(東京)여행 가이드 ‘도쿄룩’을 출간한 광고마케팅 전문가. 지난해 2학기 신문방송학과의 전공과목 중 하나인 ‘홍보제작 실습’ 강의를 맡은 그는 “대학생의 눈으로 서울의 대중문화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별도의 지시 없이 무조건 지하철역 부근의 먹을거리 볼거리를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이론을 가르치는 것보다 직접 부딪치는 게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서울룩은 지난해 8월부터 6개월의 준비를 거쳐 완성됐다.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고려대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 서울룩은 두 번째 서울 탐험에 들어갔다. 올해 1학기 윤 대표가 고려대에서 강의하는 ‘전자편집 및 출판제작 실습’ 과목의 수강생 10여명이 지하철 5∼8호선 주변 문화공간을 다루는 2탄 제작에 들어간 것.
함씨와 이씨는 홈페이지 커뮤니티 구축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서울룩의 영어 일본어판도 출간할 계획이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서울은 쇼핑 외에 볼 게 없는 도시’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기 때문이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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