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경기북부 4년제대학 추가설립

  • 입력 2003년 8월 18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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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북부 지역에 대학을 설립하려고 추진하고 있으나 중첩된 규제와 다른 지역의 반대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경우 학생수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도권인 경기 북부에 대학이 설립되면 더욱 학생모집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경기 북부의 낙후도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대학 설립은 지역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이며 따라서 대학 설립을 가로막는 것은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태=민간인통제선 남쪽 20km 일대에 설정된 접경지역에는 연천군, 포천군, 동두천시 등 경기 북부의 6개 시군 41개 읍면과 김포시 5개 면 지역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곳에는 300인 이상 고용업체는 5곳에 불과하고 4년제 이상 교육기관은 포천의 중문의대와 대진대, 김포의 승가대가 전부이다. 인구 10만명당 대학 수를 비교해 보면 광역단체 평균 0.38개에도 못 미치는 0.24개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 북부(2002년기준 252만명)보다 인구가 적은 강원도(154만명)에도 9개 대학이 있으며 인구 10만명당 0.58개꼴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접경지역도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4년제 대학 설립이 규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도는 다른 대형 시설은 몰라도 대학만이라도 설립할 수 있도록 일부 법 조항을 개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설립의 필요성=경기도는 파주시 월롱면 일대에 들어서는 LG필립스 공장과 연계할 수 있는 산학(産學) 협동체계 구축을 위해서라도 대학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앞으로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할 지역으로서 통일과 관련된 학문적 기반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독일도 통일을 앞두고 접경지역에 4곳의 대학을 설립했던 예를 제시했다.

김포와 파주시에 잇따라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지만 주거시설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자족시설 설립은 상대적으로 소홀해 균형 개발을 위해서라도 대학 설립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수차례 건의문을 보내 법 개정을 요구하며 대학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해 올해 들어 건교부의 긍정적 답변을 얻었으나 교육인적자원부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망=건교부는 접경지역에 4년제 대학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7월 입법예고했으나 곧바로 교육부의 반대에 부닥쳤다. 수도권 내 대학이 이전하는 정도는 수용하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대학이 포화상태이며 학생수가 줄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가 속출하는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것.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대학 설립은 이처럼 ‘지방 균형발전론’과 ‘현실적 낙후론’이 맞서고 있어 중앙정부가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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